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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강정효, 신간 <한라산 이야기> 출간


강정효라는 인물을 이야기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제주 한라산이다. 산 속에서 밤을 지내며 동이 트기도 전에 등정을 시작했다는 모험담부터 한라산을 벗 삼아 지낸 무수한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이 사람 한라산에 제대로 미쳤구나’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이메일 주소마저 한라산으로 사용할 정도다. 그것은 광기가 아닌 열정이자 신념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그가 걸어온 길을 인정하며 기꺼이 박수를 보낸다.

(사)제주민예총 이사장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강정효가 오랜만에 한라산 책을 썼다. 개인 저서로는 2003년 <한라산>, 공저로는 2006년 <한라산 등반 개발사> 이후 10여년 만이다. 그동안 신문, 산악 잡지 등에 남긴 한라산 관련 글을 모으고 살을 덧붙여 완성한 <한라산 이야기>(출판사 눈빛)다. 

식탁에도 TV 화면에도 책에도 자극적인 요소가 넘쳐나는 요즘, ‘한·라·산 이·야·기’ 여섯 글자로는 뭔가 심심하게 느껴질 법도 하지만, 이 책에는 우리가 어렴풋이 알고 있거나 미처 알지 못한 한라산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한라산 이름의 유래, 한라산 얼음 창고, 한라산의 원숭이·까마귀·노루, 구상나무와 소나무 숲, 오름과 백록담의 수량 등 책 속에 담긴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읽다보면 저자 특유의 하회탈 미소로 ‘한라산에 이런 이야기도 있고, 저런 이야기도 있어! 알고 있어?’라고 반갑게 말해주는 것 같다.

한라산을 수십 번 오르며 직접 경험하고 수집한 다양한 인문·자연자원 스토리텔링이 어렵지 않게 술술 읽히는 구성이어서 더욱 반갑다.  

저자는 기자, 작가, 예술단체장에 앞서 어엿한 산악인의 한 명이다. 북미 최고봉 매킨리(6194m)를 등반했고 제주적십자산악안전대 대원, 제주도산악연맹 이사로도 활동했다.

<한라산 이야기> 말미에는 저자와 마찬가지로 한라산에 푹 빠진 산악인들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한라의 산악인’ 고상돈과 오희준, 16세기부터 짚어보는 한라산 등반사에는 산악인 강정효의 애정과 자존심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나아가 한라산 케이블카 논쟁, 한라산 생태관광, 한라산의 가치 등을 말할 때는 제주 섬사람이자 한 시대를 살아가는 예술인으로서 목소리를 내겠다는 굳은 다짐이 느껴진다.

저자는 책머리에서 “한라산을 다니면서 아쉬웠던 부분은 등산객 중 수많은 분들이 한라산에 대해서는 모르고 그저 등산의 대상으로만 한라산을 찾는다는 것”이라며 “아는 만큼 본다는 말이 있다. 한라산의 가치를 제대로 알아야 소중함, 나아가 보호해야 할 이유가 분명해진다”며 이 책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한라산을 사랑해주길 당부했다.

20여년 기자 경력과 14회 사진 개인전을 가진 강정효는 <제주는 지금>(1991), <제주 거욱대>(2008), <할로영산 바름웃도>(2015) 등의 개인 저서를 펴냈으며 공저로 <일본군 진지동굴 사진집>(2006), <뼈와 굿>(2008), <4.3으로 떠난 땅 4·3으로 되밟다>(2013) 등이 있다. 논문으로 ‘제주세계자연유산의 생태관광 자원화 방안 연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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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간 <한라산 이야기>를 펴낸 사진작가 강정효. ⓒ제주의소리
농림축산식품부가 진행한 농촌 경관보전 직불제도 도입 방안에 관한 연구(2007-2008), 제주도 신당의 전수조사(2008-2009), 국토지리정보원의 제주의 섬 전수조사(2010),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지질관광 도입 방안(2013-2014) 등의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제주의 가치를 찾는 작업을 계속해 오고 있다.

현재는 (사)제주민예총 이사장으로 재직하며 제주대에서 보도사진 실습과 관광개발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눈꽃, 280쪽, 1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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