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은 질문이며, 질문은 문입니다. 나를 멋진 곳으로 데려다주는 마술의 문. 우리가 맨 먼저 넘어서야 할 장벽은 ‘그림책은 어릴 때 읽고 만다’는 편견입니다. 그림책은 초·중·고등학생뿐 아니라 성인에게도 큰 의미가 있기 때문에 요즘 성인들 사이에서 ‘그림책의 발견’이 한창입니다. <논어>와 ‘그림책 이야기’로 함께 했던 오승주 작가가 이번엔 물음표를 달고 독자 곁을 찾아옵니다. 바로 ‘질문이 있는 나의 그림책’입니다. 질문을 가지고 그림책을 읽는 사람의 일상은 더욱 풍요로워질 것입니다. [편집자 주]

[질문이 있는 나의 그림책] (3) 초등학생이 던질 만한 서른 개의 질문

아이들은 원래 질문의 대가입니다. 말을 할 수 있을 때부터 부모에게 끊임없이 물어보고 부모는 성실히 답했었죠. 어느 순간부터 아이들은 질문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여러 가지겠지만 예전만큼 부모님이 관심을 갖고 대화하지 않고, 질문하는 방법 역시 배우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초등학생에 맞는 30개의 그림책에 질문을 붙여 보았습니다. 아이들이 질문력을 다시 회복하기를 바랍니다.

1-2학년이 던질 만한 질문과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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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1-2학년은 ‘사회’를 배워요. 집이 아닌 다른 공간,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 속에서 ‘자아’를 발견해요. <프레드릭>으로 ‘시의 세계’를 느낄 수 있어요. <내 이름은 자가주>, <형보다 커지고 싶어>, <이상한 엄마>, <잠자는 할머니>는 가족의 여러 상황과 갈등, 관계를 다뤄요. <야, 우리 기차에서 내려>, <겁쟁이 빌리>, <슈렉>은 친구 사귐과 애정을 알게 해줍니다. 물건에 대한 깊이 있는 생각도 필요합니다. <아름다운 책>, <건물들이 휴가를 갔어요>는 물건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들어줍니다.

1. 걱정거리가 있나요?
2. 아플 때 엄마가 생각나는 까닭은?
3. 지구 최고의 악당이 부하라면 무슨 일을 시키겠어요?
4.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 중 소중하게 여기는 게 있나요?
5. 어려운 친구를 도와준 일이 있나요?
6. 할아버지, 할머니를 하늘나라에 보낸 일이 있나요?
7. 형한테 당해서 속상한 일 있었나요?
8. 책으로 즐거웠던 적 있어요?
9. 부모님이 나이 드셨다는 건 언제 알았나요?
10. 건물들이 모두 휴가를 떠나버리면 어떻게 될까요?

3-4학년이 던질 만한 질문과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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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학년은 자아가 확고해지고 친구 관계에 목숨을 걸 정도로 교우관계에 대한 애착이 강해집니다. 땅과 생물, 대중교통과 공동체에 대한 지식을 학교에서 배웁니다. <나무늘보야 헤엄쳐>, <꽃을 좋아하는 소 페르디난드>, <부루퉁한 스핑키>는 강력한 자아(자의식)을 보여주죠. 가족, 교우 관계를 잘 하려면 양보, 배려가 필요해요.

<마녀 위니>, <비 오는 날의 소풍>, <우리 할머니는 나를 모릅니다>, <우리 언니>는 마음씀이 뭔지 보여줍니다. 거친 세상, 실타래처럼 꼬인 갈등을 풀려면 지혜가 필요하죠. <아기돼지 세 자매>의 지혜가 필요해요. 전쟁과 평화, 환경과 자연에 대한 생각도 할 나이죠. <대포 속에 들어간 오리>, <맑은 하늘, 이제 그만>을 추천해요.

11. 친구를 위해 스스로를 변화시킨 적 있나요?
12. 아기돼지 세 자매와 아기돼지 삼형제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13. 나무늘보의 늦잠처럼 양보하고 싶지 않은 게 뭔가요?
14. 내 친구 중 남과 다른 아이가 있나요?
15. 비 오는 날 소풍이나 나들이, 캠핑을 떠나면 뭐가 달라요?
16. 엉뚱한 이유로 싸움이 멈춘 적 있나요?
17. 언니의 잔소리가 짜증났던 적 있나요?
18. 만약 할머니, 할아버지가 기억 못하는 병에 걸린다면?
19. 아프리카의 맑은 하늘과 대한민국의 맑은 하늘은 뭐가 달라요?
20. 화가 단단히 날 땐 어떻게 해야 풀리던가요?

5-6학년이 던질 만한 질문과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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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학년은 초등학생 중 가장 어른인 만큼 생각이 깊고 넓어집니다. 인권과 역사, 진로, 다문화를 생각할 때. <1964년 여름>은 인권, <나무 도장>은 아픈 역사, <손님>은 다문화가족, <꿈꾸는 곰 티모>는 진로를 다룹니다.

슬픔에 대해서도 생각할 때죠. <까마귀 소년>은 학교에서의 왕따 문제, <따로 따로 행복하게>는 부모의 이혼, <아버지의 자전거>는 가난 문제, <우리 가족입니다>는 치매 문제를 담았습니다. <뿔쇠똥구리와 마주친 날>은 생명, <트루블로프 : 발랄라이카를 연주하고 싶은 생쥐>는 예술과 공동체를 이야기합니다.

21. 차별받아 본 적 있나요? 그때 기분이 어땠나요?
22. 왕따 피해를 본 아이의 마음이 한 번 되어보겠어요?
23. 70년 전 제주도에 왜 갑자기 죽을 죄를 지은 빨갱이들이 늘어났나요?
24. 아픈 아이 병원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물건을 훔친다면 용서할 수 있나요?
25. 부모의 부부싸움 때문에 속상했던 적 있나요?
26. 죄 없는 작은 생명체를 죽인다면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을까요?
27. 가족이 입원했을 때 나머지 가족들은 어떻게 도움을 줬나요?
28. 자신의 꿈을 위해 고생을 사서 하는 사람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29. 음악이나 예술이 한 사람의 인생이나 공동체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요?
30. 못 사는 나라에서 온 힘 약한 친구는 왜 괴로움에 시달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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