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훈의 과학이야기] (2) 장수식품 ⑲ 결벽증이 심하면 장이 약해진다

지난 달 장내세균의 작용을 얘기하면서 장내세균의 수를 늘리면 면역력이 향상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면역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암세포가 체내에 발생했을 때 이들 암세포를 조기에 없애기 위해 움직이는 것이 면역세포이기 때문이다.

우리 현대인 모두가 가지고 있는 장내세균의 작용이 사람에 따라 다를 것이라고 한다. 장내세균은 그 종류가 약 3만개 그 수가 1000조개 정도다. 이런 장내세균의 수가 모든 사람에게 일정하지 않으며, 개인차가 매우 크다. 적은 사람의 경우에는 그 수가 과거보다 많이 감소했다고 한다.

왜 이렇게 많이 감소했을까? 가장 큰 이유는 주위의 위생이 나아지면서 자연히 깨끗한 것을 선호한다는데 있다. 장내세균이라는 것들은 외부에서 장내세균 부류의 균들이 들어옴으로써 활성화되면서 더욱 그 수가 증가되는 성질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외적으로 보이는 균들이 들어오게 되면 여러 가지 다양한 균들이 외적을 배제하려고 한다. 다시 말하면 장내세균 부류의 균들뿐만 이니라, 장내세균과 연계해서 움직이는 이른바 ‘조금 나쁜 균’들도 같이 장내로 들어오게 되는데, 이것들이 장내세균의 활성화에는 불가결한 요소라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주위의 환경이 좋아지고 위생적이 되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이라고 하면 무조건 우리들의 건강을 해치며 병을 일으키는 불결한 것으로 생각하게 됐다. 이러한 세균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가급적 살균하여 균을 배제하려고 애써왔다. 즉 장내세균의 활성화에 불가결한 균들마저도 배제돼 버렸던 것이다.

이와 같이 우리들 주위에서 가급적 균들을 배제하려고 노력했던 것이 결국 장내세균의 수를 감소시켰고, 장을 약하게 만든 결과를 초래했다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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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창훈 제주대 명예교수. ⓒ 제주의소리
다시 말하면 장내세균을 활성화시킨다는 것은 면역력을 높이는 것이며, 또 방사선에 대한 저항성을 강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필요 이상으로 화학약품 등을 이용한 살균 또는 항균은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과거 우리들이 자랄 때는 음식이 땅에 떨어져도 집어서 적당히 흙을 털고 먹곤 하였다. 흙속의 토양균을 먹은 셈인데, 이것이 오히려 건강에 이로웠는지 모르겠다.



윤창훈 명예교수는

1947년생인 윤 교수는 1969년 동국대 식품공학과를 졸업하고, 1981년 일본 동경대학대학원에서 농업생명과학전공으로 농학박사를 취득했다. 1982년부터 2012년 8월까지 제주대 식품영양학과에서 교수직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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