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C 대학생아카데미] 남인숙 “도덕성과 철학 품고 원하는 삶 살자”

특정 직업, 한정된 가치를 목표로 하는 대신, 보다 넓은 영역에서 ‘어떤 콘셉트(concept)로 살아야겠다’는 자세가 더욱 만족스러운 삶을 가져다준다는 조언이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주최하고 제주대학교와 <제주의소리>가 공동주관하는 'JDC 대학생아카데미' 2016학년도 2학기 세 번째 강연이 12일 오후 2시 제주대학교 국제교류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강사는 에세이 <여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로 유명한 남인숙 작가다. 남인숙은 에세이 <여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 1,2>, <여자, 거침없이 떠나라>, <남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 <다시 태어나면 당신과 결혼하지 않겠어>를 비롯해 소설 <안녕, 엄마>, <인공태양> 등을 펴냈고 현재는 작가 겸 강연자로 활동 중이다.
IMG_9953.jpg
▲ JDC대학생아카데미 강사로 나선 남인숙 작가. ⓒ제주의소리

JDC대학생아카데미에서 그녀는 '내 인생의 콘셉트를 찾아라‘는 주제로 제주 대학생들과 만났다.

남인숙은 공평한 기회가 점점 보장되지 않는 사회분위기 속에 지금은 꿈도 마음대로 꿀 수 있는 자유마저 없어진다고 안타까워 했다. 그러면서 “기성세대는 여러분들에게 ‘너의 미래는 무엇이냐’, ‘꿈이 무엇이냐’고 질문을 던진다. 그런데 과연 꿈만 찾으면 다 해결될 수 있을까”라고 물었다.
IMG_9930.jpg
▲ JDC대학생아카데미 강사로 나선 남인숙 작가. ⓒ제주의소리

그녀는 자신이 저서 <남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를 쓰기 위해 한국에서 성공한 50명의 남성을 2년 동안 인터뷰했다면서 “이 사람들의 90%는 처음부터 꿈이 없었다. 그냥 내 눈 앞에 있는 과정을 하나씩 해결하면서 살았다고 모두가 똑같이 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꿈이라고 부를 만 한 것이 없다고 해서 스스로가 못나고, 부끄러운 존재가 아니"라고 피력했다.

그녀는 젊은 날에 최상의 과제는 꿈이 아닌 ‘내 인생의 콘셉트’를 찾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자신의 사례를 들었다. 

20년 넘게 글 쓰는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처음부터 글을 쓰진 않았다. 여러 가지 경험을 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내가 잘하는 분야를 찾아갔다고 말한다.

과외를 하면서 아이들 가르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았고, 회사 생활을 하면서 조직 안에서 꼼꼼하게 업무를 처리하는 일이 자신과 맞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비록 가난한 가정환경으로 인해 여러 가지 직업을 거쳐야 했지만 결국 ‘나는 글 쓰는 사람으로 살자’는 콘셉트를 확고히 세우면서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남인숙은 “내가 정한 콘셉트 하나를 계속 붙들고 있으니 꿈이 하나씩 생기면서 그 꿈들을 이룰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콘셉트는 선택의 폭이 좁은 꿈보다는 훨씬 현실적인데다, 직업에도 얽매이지 않아도 되고, 꿈보다 쉽게 대안을 찾을 수 있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준다는 것이다.

그럼 나의 콘셉트는 어떻게 찾을까?

그녀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 ▲잘 할 수 있는 일 ▲적성에 맞는 일을 구분해서 콘셉트를 찾아야 한다고 제시했다. 좋아하는 일과 잘 할 수 있는 일 사이에서 적성에 맞는 일을 구하고 콘셉트에 맞춰 사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강조한다.
IMG_9933.jpg
▲ JDC대학생아카데미 강사로 나선 남인숙 작가. ⓒ제주의소리

특히 “돈을 잘 벌고 능력 있게 일하는 것과 ‘행복’은 엄연히 다르다. 남이 어떻게 보든 스스로 좋다면 그것이 적성에 맞는 것”이라며 “적성에 맞게 사는 사람을 ‘베타맨’, ‘베타걸’이라고 부르고 특정 목표를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유형은 ‘알파’라고 한다. 지나치게 알파적으로 살지 말고 베타적으로 사는 방식이 현대인에게 더욱 필요하다”고 전했다.

남인숙은 콘셉트만큼 중요한 요소가 도덕성과 철학이라며 “도덕성은 눈에 보이지 않는 동기와 원동력, 믿음을 가져다준다. 다만 도덕성이 제대로 된 철학을 갖추지 않으면 문제가 생긴다.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히틀러는 게르만 민족을 사랑하고 누구보다 동물을 사랑하는 애호가였지만 그 철학이 보편적이지 못하고 본인에게만 해당되기에 무시무시한 전쟁을 일으키는 장본인이 됐다”고 예를 들어 설명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