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위, 환경운동연합 감사 청구 '인용'...환경영향평가법 위배 고도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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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영호텔2-5 조감도.
경관 사유화와 고도완화 특혜 의혹이 일었던 제주 서귀포시 부영호텔 건설사업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고도완화(20m→35m)와 관련해 환경영향평가 협의 내용을 위반한 사실이 제주도 감사위원회 감사에서 드러났다.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 변경 절차를 밟으려면 건축물 높이를 35m에서 20m로 줄여야 하기 때문에 사업성 문제와 함께 계획을 뜯어고쳐야 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제주도 감사위원회는 제주환경운동연합이 중문관광단지 2단계 지역 건축물 높이 완화 과정에서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을 어기고, 경관영향평가 재심의 절차를 누락했다며 감사 청구한 사항에 대한 감사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옛 제주도개발특별법에 의해 수립된 제주도종합개발계획(1994년 6월2일)에 따르면 관광단지 및 관광지구 내 건축물 최대 높이는 20m(5층), '제주시, 서귀포시, 시가화구역 및 관광단지, 관광지구 등 주요지역'은 경관관리기본계획 또는 경관고도 규제계획을 수립한 경우 그 계획에 의한다고 돼 있다. 당시는 제주시, 서귀포시, 북제주군, 남제주군 4개 시·군체제였다.

제주도는 옛 환경영향평가법 제22조에 따라 1995년 11월16일 한국관광공사로부터 중문관광단지 2단계 지역 개발사업승인 요청과 관련해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요청받고 1996년 3월20일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완료했다. 그 결과 건축물의 최대 높이를 20m(5층) 이하로 배치하는 것으로 협의됐다. 

이어 제주도는 1996년 8월12일 중문관광단지 2단계 개발사업 승인 시 건축물의 규모는 '현행 제주도종합개발계획상의 건축물 고도제한에 의한 건축물 층수(5층)를 준수하되 제주도종합개발계획에 의한 경관고도 규제계획이 별도 수립된 경우 그 계획에 따른다'는 조건을 달았다.

하지만 제주도는 2001년 3월12일 개발사업 변경 신청 시 숙박시설 건축물 높이를 1996년 10월30일 유원지 세부시설 변경고시 내용(5층·20m→9층·35m)인 9층 이하로 확정된 것으로 알고 환경영향평가 변경 협의 내용에 건축물의 높이 변경 사항을 명시하지 않은 채 콘도미니엄 객실 증가와 하수펌프장 신설 등에 따른 환경영향 저감방안을 검토하고 건축물의 높이 변경에 따른 환경영향 저감방안은 제시하지 않았는데도 보완요구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채 2001년 5월4일 개발사업 변경승인을 내줬다.

그 결과 중문단지 2단계 조성사업에 따른 개발사업 시행 승인 시 옛 환경영향평가법 제22조를 위배해 환경영향평가 변경 협의 없이 개발사업 내용이 변경(5층→9층)되는 결과가 발생했다.

감사위원회는 "개발사업 변경 승인을 할 경우에는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라 변경 협의 절차를 거치는 등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해야 한다"며 "중문단지 2단계 조성사업 중 현재 건축허가가 이행되지 않은 사업에 대해서는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른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 변경절차를 이행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제주도에 요구했다.

다만, 경관영향평가 심의 결과 위반 여부에 대해서는 5층 이상 숙박시설을 건축하지 않았기 때문에 경관영향평가 심의 결과를 위반한 것으로는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중문단지 2단계 조성사업 건축물 고도 변경은 환경부도 적법절차를 거치지 않아 '상급기관 감사대상'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당시 환경부는 제주환경운동연합의 질의에 대해 "환경영향평가 변경 승인 시 환경보전 방안을 검토하지 않는 등 적법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면 상급 행정기관에 감사요청을 취할 수 있다"며 "지금이라도 가능하다면 환경영향평가법 제33조에 따른 변경협의 등의 절차를 이행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회신했다.

환경운동연합의 문제제기와 환경부의 이같은 회신이 나오자 제주도는 감사위원회 감사결과에 따라 처분하겠다고 밝혔었다.

감사위원회 마저 부영호텔 건립 사업이 환경영향평가 협의 내용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함에 따라 부영호텔2-5 조성사업은 건축고도를 5층으로 낮추거나, 다시 환경영향평가 협의 변경 절차를 밟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사업 추진이 어렵게 된 셈이다. 

부영은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제주) 동쪽 아프리카박물관 앞까지 약 1km 구간 부지 29만2900㎡에 9179억원을 투자해 총 1380실 규모의 호텔 4개(2, 3, 4, 5)를 짓겠다고 건축허가를 신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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