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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심사 거치지 않고 펜스 넘어 도주 ‘하룻만에 검거’...제주공항 담벼락 밀입국 ‘첫 사례’

중국인이 항공기로 제주공항에 들어온 뒤 입국심사를 거치지 않고 공항 철조망을 넘어 밀입국하는 황당 사건이 발생했다. 제주공항에서 담을 넘어 밀입국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제주지방경찰청과 제주출입국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중국 하얼빈을 출발해 18일 오후 10시19분 제주공항에 도착한 항공기에서 중국인 왕모(34)씨가 입국장을 향하지 않고 사라졌다.

출입국관리사무소는 국제선이 도착하면 탑승자 명단을 넘겨받아 입국심사과정에서 일일이 신원확인 절차를 거친다. 이 과정에서 왕씨가 누락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하얼빈 공항에 연락해 왕씨의 출발 여부 확인을 요청했지만 다음날 확인이 가능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출입국관리사무소는 사고와 범죄 등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제주공항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확인했다. 그 결과 왕씨가 오후 10시50분쯤 계류장 펜스 철조망을 넘어 도주하는 모습을 포착했다.

경찰의 협조를 얻은 출입관리사무소는 인력을 투입해 대대적인 수색작업에 나섰다. 추적 끝에 수사기관은 19일 오후 1시30분쯤 제주시 오라동의 한 가정집에 숨어 있던 왕씨를 붙잡았다. 

출입국관리사무소는 왕씨가 입국심사를 피하기 위해 항공기에서 내린 후 건물 내부로 진입하지 않고 펜스를 넘어 공항을 빠져나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왕씨가 탄 항공기는 출입문이 공항 건물과 바로 연결되지 않아 승객들 모두 버스를 이용해 공항 내부로 이동했다. 왕씨는 이 틈을 노려 무리에서 벗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출입국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중국인이 공항 담벼락을 넘어 밀입국한 사례가 없어 당혹스럽다”며 “왕씨가 왜 입국심사를 피해 공항 펜스를 넘었는지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공항은 최근 중국인 불법체류자가 늘면서 입국심사가 한층 강화됐다. 출입국관리사무소는 입국심사 과정에서 불법체류자 의심자 등 하루 70명씩 입국을 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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