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 흑우연구센터 국제심포지엄...2020년까지 유전자 분석, 대량증식 미션 수행

일본·호주산 와규(和牛)나 한우와 비교해도 손색없을 만큼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제주흑우' 연구가 정부 지원 아래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연구 목표를 점검·조명하는 국제심포지엄이 열렸다.

제주대 흑우연구센터(센터장 박세필)는 20일 오전 9시 제주대 생명자원과학대학 3층 강당에서 ‘제1회 제주흑우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지원 아래 제주대 흑우연구센터, 건국대, 영남대, 제주도축산진흥원, 서귀포시축협, 농협중앙회 축산연구원, 미래셀바이오, 천지영농조합 8개 기관은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제주흑우 대량증식 및 산업화’를 목표로 연구를 진행중이다.

앞서 제주대는 2008년부터 2013년까지 농림축산식품부 기획과제로 제주흑우 대량증식 기술개발 및 산업화 과제를 수행했으며, 그 결과 2008년 96마리에 불과했던 흑우 원종이 2015년 700마리로 늘어났다. 연구를 통해 제주흑우의 역사·가치가 뒤늦게 알려지면서 2013년 제주흑우가 천연기념물 제546호로 지정되고, 지난해 제주흑우연구센터까지 제주대에 들어섰다.

2022년을 목표로 진행되는 제주흑우 연구는 대량 증식 뿐만 아니라 유전자 정보 규명부터 관리체계 구축, 이력관리, 품종 정립, 실용축 특성 규명 등 그 범위가 기초부터 산업 활용까지 아우르고 있다. 이번 심포지엄은 연구의 방향을 재점검하는 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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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대 흑우연구센터(센터장 박세필)는 20일 제주대 생명자원과학대학에서 ‘제1회 제주흑우 국제심포지엄’을 열었다. 심포지엄에서 인삿말 중인 박세필 교수.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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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흑우 국제심포지엄. ⓒ제주의소리

강연자로는 Riley David Greg 교수(미국 텍사스 A&M대)와 Hideyuki Mannen 교수(일본 고베대), 손종헌 국장(한국 한우자조금협회), 이준헌 교수(충남대), 김종주 교수(영남대), 류연철 교수(제주대)가 나섰다.

이 자리에서 전문가들은 제주흑우가 어떤 산업적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향후 어떤 방향으로 연구가 진행돼야 하는지 논의했다.

류연철 교수(제주대)는 ‘제주흑우의 도체성적 및 육질현황’ 발제에서 “영양소 성분, 풍미, 육질평가 항목에서 제주흑우가 다양한 장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류 교수는 “제주흑우 지방산을 조정분석한 결과, 감칠맛과 풍미증진에 관여하는 올레인산의 함량이 한우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또한 포화지방산 함량이 낮고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높으면서 일본의 ‘와규 올레인 55’와 같은 브랜드로서의 가능성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또 “단맛에 관련된 알라닌 등의 함량이 높고, 면역력과 회복력 강화에 관여하는 글루타민의 함량이 한우에 비해 높게 나타난다”며 “육질 분석에서도 제주흑우의 육색이 한우, 호주산 와규에 비해 짙은 특성을 보였으며 숙성일에 따라 연도와 경도도 지속적으로 향상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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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흑우의 도체성적 및 육질현황’에 대해 발표하는 류연철 교수. ⓒ제주의소리

이에대해 참가자들은 ‘분석 대상으로 삼은 자료가 보다 많아야 한다’, ‘농가별 분석까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김종주(영남대) 교수는 자신이 맡고 있는 ‘제주흑우 대용량 SNP Chip’을 소개했다. SNP Chip은 한 개체가 가지고 있는 모든 유전적 정보를 총괄하는 DNA세트를 의미한다. 김 교수를 비롯한 영남대 팀은 제주흑우의 유전체 서열을 해독하는 연구를 맡고 있다.

김 교수는 “제주흑우 유전체 정보를 담고 있는 SNP Chip이 완성된다면 흑우의 품종 정립과 판별, 생산이력과 친자확인까지 가능한 체계를 갖추게 된다”며 “나아가 제주흑우의 중요한 특성인 모색 발현양성도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흑우 성장과 개량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손종헌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은 "현재 흑우 정책은 보전, 개량 문제가 시급하다보니 산업화에 대한 접근이 부족한 상태다. 한우보다 출하가 6개월 늦다보니 수익성 부족, 농가수와 사육두수 감소라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앞으로 제주흑우의 산업 육성을 위해 개량 가속화, 생산성 향상, 유통 활성화, 관련제도 개선 등의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Riley David Greg 교수는 “미국 현지에서도 흑색을 지닌 소는 하이마블링(High Marbling)과 관련이 깊고, 실제 소비자들에게 고급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면서 흑우의 가치를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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