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훈의 과학이야기] (2) 장수식품 ㉒ 건강을 위한 일곱가지색 야채

지난 회에 애기한 ‘오라크(ORAC, 활성산소 흡수능력)치’가 식품라벨에 표시돼 있으면 식품을 선택하는데 도움이 되겠지만, 아직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래서 슈퍼에서 야채를 살 때는 아무 것이나 장바구니에 넣을 것이 아니라, 일곱가지색 야채를 선택하는 것을 권장하고 싶다. 왜냐하면 하루에 세 번 일곱가지색 야채를 골고루 먹으면 체내 항산화력이 매우 강해지기 때문이다.

야채와 같은 식물들이 항산화력을 지니고 있는 것은 스스로 자기를 방어하기 위한 것이다.

식물들도 역시 호흡을 하고 있는데, 이산화탄소(CO₂)를 들이 마시고 산소를 배출한다. 이 산소가운데 소량은 활성산소로 변해 조직에 상처를 입힌다. 그렇기 때문에 식물은 자기를 방어하며 생존해 나가기 위하여 파이토케미칼(phytochemical, 식물성 식품에 유래하는 화학물질)이라고 불리는 항산화 물질을 스스로 만든다.

이 파이토케미칼은 다름이 아니라 식물성 식품이 가지고 있는 색소, 향기, 신맛, 쓴맛 등의 성분 그 자체다. 야채의 색이 진하고, 향기가 짙으며, 신맛, 쓴맛이 강한 것은 그만큼 파이토케미칼을 풍부히 함유하고 있는 것이다.

요즘 건강에 좋다는 성분으로써 리코핀, 플라보노이드, 클로로필, 폴리페놀 등이 신문이나 방송에서 많이 얘기되는데, 이것들은 모두 피이토케미칼에 속하는 것이다. 파이토케미칼은 그 수가 약 1만 종류가 있다고 알려져 있고, 앞으로 연구가 진행될수록 새로운 파이토케미칼들이 많이 등장하리라고 본다.

최근에 주목을 많이 받고 있는 것이 토마토가 함유한 ‘리코핀’의 작용이다. 이 리코핀은 토마토의 색소성분의 하나인데, 강한 항산화력을 나타낸다, 또한 근래에 나온 연구발표에 의하면 전립선암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파이토케미칼의 작용에는 체내에서 만들어지는 항산화효소를 도와서 장기적으로 작용하는 것과 활성산소와 빠르게 반응해 단기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있다.
 
따라서 여러 가지 색의 야채를 매일 골고루 먹으면 체내의 항산화력이 종합적으로 강해져서 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다음은 일곱 가지 색의 식물성 식품과 파이토케미칼 성분에 대한 간략한 요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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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창훈 제주대 명예교수. ⓒ 제주의소리
△빨간색=토마토, 수박(이상 리코핀), 파프리카, 고추(이상 캡산틴)
△등색(누런색)=호박, 당근(이상 프로비타민A), 망고, 호박(이상 제어크산틴)
△노란색=양파, 은행잎(이상 플라보노이드), 옥수수, 골드키위(이상 루테인)
△초록색=시금치, 브로콜리(이상 클로로필)
△보라색=블루베리, 가지(이상 안토시아닌)
△검정색=우엉, 감자(이상 크로겐산), 녹차, 포도주(이상 카테킨)
△흰색=양배추, 무(이상 이소치아네이트), 마늘, 파(이상 황화아릴) 

윤창훈 명예교수는

1947년생인 윤 교수는 1969년 동국대 식품공학과를 졸업하고, 1981년 일본 동경대학대학원에서 농업생명과학전공으로 농학박사를 취득했다. 1982년부터 2012년 8월까지 제주대 식품영양학과에서 교수직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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