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C 대학생아카데미] 탁재형 “수많은 오지 탐험, 여행에서 깨달은 나만의 인생철학”

패닉(혼란)에 빠지지 말 것, 핵심에 집중할 것, 액션플랜(Action Plan)을 세워 움직일 것, 용기를 가질 것. 15년 간 세계 곳곳을 거칠게 누빈 다큐멘터리PD 탁재형 씨가 여행으로부터 깨달은 조언이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주최하고 제주대학교, <제주의소리>가 공동주관하는 ‘JDC대학생아카데미’ 2016학년도 2학기 열 번째 강연이 14일 오후 2시 제주대학교 국제교류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강연은 다큐멘터리PD 탁재형 씨가 ‘나를 키우는 여행’이란 주제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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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DC대학생아카데미 강사로 나선 다큐멘터리PD 탁재형 씨. ⓒ제주의소리

탁 씨는 2002년 <KBS 월드넷>을 시작으로 <도전! 지구탐험대>, <세계테마기행>, <EBS 다큐프라임-안데스>와 같은 해외 관련 다큐멘터리를 주로 제작하는 프로듀서다. 팟캐스트 <탁PD의 여행수다>도 함께 진행하면서 여행의 진정한 맛을 알려주는데 노력하고 있다.


탁 씨는 여행의 영단어 ‘Travel’의 어원이 3개의 막대기로 이뤄진 고문 도구 ‘Tripalium’과 노동·일을 뜻하는 프랑스어 ‘travail’에서 왔다는 사실을 설명하며, 여행은 어느 정도의 고생을 필연적으로 동반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행을 가면서 고생하고 싶지 않은 마음은 마치 냉면을 시켰는데 차갑지 않기를 바라는 것과 비슷하다”며 자신의 여행 경험과 그 여행으로부터 얻은 깨달음을 풀어냈다.

탁 씨는 작은 도시에서 자동차로 5시간, 다시 작은 배를 타고 12시간 들어가는 에콰도르의 오지 탐험 사례를 소개하며 “촬영이고 뭐고 이곳에서 죽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패닉이 왔다. 그런데 배를 모는 원주민은 차분했다. 어둠을 눈에 익숙하게 만들어 하늘과 정글의 경계가 미세하게 구분되기 시작할 때 배를 움직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려운 상황일수록 정보를 더하려고 하지 말고 오히려 정보를 버려라. 불필요한 정보를 제거하면서 핵심만 남겨서 답을 찾아야 한다. 그렇게 해서 어떤 상황이 와도 패닉에 빠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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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DC대학생아카데미 강사로 나선 다큐멘터리PD 탁재형 씨. ⓒ제주의소리

탁 씨는 삶에도 컨셉, 즉 핵심 가치가 필요하며 어떤 상황이든 한 발짝이라도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페루 마추픽추를 가면서 편안하지만 속도가 느린 기차 대신 자전거 트래킹을 선택한 기억을 떠올리며 “정말 힘든 상황이라도 한 발짝이라도 간다는 마음으로 움직이면 나중에 자신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는다”고 밝혔다.

그리고 “기왕이면 무작정 움직이는 게 아니라 계획을 세우는 액션 플랜이 필요하다. 오스트레일리아 울루루 바위를 촬영할 때도 내가 어떤 순서로 찍을지 먼저 생각하고 나서 순서대로 촬영을 진행했다. 촬영자는 나 혼자였지만 무리 없이 찍을 수 있었다”며 “계획을 짜면 무엇이 필요한지 정리하게 된다. 객관화, 수치화되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탁 씨는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용기다. 용기가 없으면 계속해서 자신이 생각하는 방향으로 밀고 나갈 수 없다. 세상은 위로만 올라가야 한다고 말하지만 아래로 떨어지는 용기도 분명히 의미가 있다. 떨어지는 공포와 맞설 수 있다면 언제든 다시 도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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