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C 대학생아카데미] 윤승철 “각자의 위치에서의 노력, 충분히 가치 있어”

청년들이 젊음 하나로 버티기에는 너무나 험난한 한국. 사막, 남극, 무인도를 누비는 열정의 청년 모험가 윤승철 씨는 “무인도보다 더 무인도 같은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여러분을 응원한다”고 격려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주최하고 제주대학교, <제주의소리>가 공동주관하는 ‘JDC대학생아카데미’ 2016학년도 2학기 열한 번째 강연이 21일 오후 2시 제주대학교 국제교류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강연은 청년 모험가 윤승철 씨가 ‘달리는 청춘의 시’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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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험가 윤승철 씨. ⓒ제주의소리
1989년생인 윤 씨는 어릴 적 몸이 다치는 상처를 극복하고 강한 정신력으로 오지를 누비는 모험가다. 사하라사막, 아타카마사막, 고비사막, 남극을 완주하면서 가장 어린 나이에 전 세계 사막 마라톤 그랜드슬램을 달성했고, 지금은 사막에 이어 무인도로 떠나고 있다.

한 달에 한 번씩 무인도로 떠나는 ‘이카루스 무인도 탐험대’와 함께 ‘무인도·섬테마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도움이 필요한 섬을 찾아가 봉사활동을 하는 ‘섬청년탐사대’에서도 활동 중이다. 대한민국인재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서울특별시장상 같은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 

윤 씨는 중학교 2학년 시절 왼쪽 발 정강이가 심하게 부러지는 사고를 당하면서 지금도 신체적인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 성장판도 망가졌고 심한 평발에 하지정맥류 증상까지 있어 그에게 큰 좌절을 안겼다. 

윤 씨는 “중학교 사고는 트라우마로 남아 그 뒤로 5km 이상 걸어본 적이 없다”며 “대학교 문예창작과에 입학해 어느 날 소설을 써오라는 과제를 받았는데 소재를 찾던 중에 사막마라토너의 사진을 보게 됐다. 그 모습이 너무 멋졌다”고 사막마라톤에 뛰어든 계기를 설명했다.

자신이 달리는 상상을 하며 5년만에 재활치료에 돌입한 그는 1년 재활치료 끝에 15~20km를 뛰는 수준까지 회복했다. 자신의 의지를 기르기 위해 해병대에 입대하고 사막마라톤 대회까지 잇달아 참여하면서 모험가의 길로 뛰어든다.

그러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윤 씨는 “사막마라톤 참가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100군데 넘는 기업에 후원 요청 메일을 보냈고 강남역 출구에서 꽃을 팔며 후원금을 모았다. 펀딩사이트에도 사연을 올렸다”며 “꼭 만나고 싶은 서경석 교수, 엄홍길 씨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 끝에 만날 수 있었고 사막마라톤을 하면서 전 세계 다양한 사람들과 인연을 맺게 됐다. 그렇게 무인도 탐방까지 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사막마라톤을 3년 반에 걸쳐 준비하고 실행하면서 “내가 달리는 순간에 얼마나 행복한 지 깨달았다. 그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누군가 ‘당신 인생에서 기쁨을 찾았냐’고 물어보면 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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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험가 윤승철 씨. ⓒ제주의소리

그러면서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에 행복해 하는지는 책상 앞에 앉아 생각만 해서는 모른다. 갑자기 찾을 수도 있고 10년 뒤에 다가올 수도 있다. 다만, ‘이거 하면 재미있겠다. 해보면 좋겠다. 안하면 후회하겠다’라는 느낌을 받는 순간이 온다. 그런 시기가 오면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늘 고민이 많아도 적어도 한 번은 해보고 싶은 것을 해야 어디서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나아가 ‘나는 생각 이상으로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힘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 씨는 “사실 나도 어떻게 살아갈지 모른다. 대학을 곧 졸업하는데 명확하게 정하지 못해 대학원에 가보려고 한다”며 “내 사연을 강조하지 않는 이유는 받아들이는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각자 상황에 맞게 하나라도 해본다면 충분히 가치가 있다. 포기하지 말고 다 같이 힘내보자. 무인도 보다 더 무인도 같은 곳에서 살아가는 생존하는 모두를 응원한다”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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