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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축통화 달러화의 미래

김국주 kimkj46@hanmail.net 2016년 12월 01일 목요일 09:04   0면
세계 여러 나라들의 외환보유고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국채(T/B)의 가격이 크게 하락하고 있다. 11월 들어 10년 만기 채권과 30년 만기 채권이 각각 4.2% 및 8.4%씩 폭락했다(25일 현재).

물론 이와 같은 채권가격의 하락은 각국 중앙은행들이 그들의 자산을 시가평가(市價評價)했을 때에만 손실로 나타나는 평가손(評價損)에 불과하다. 그러나 당장 달러화가 필요해 이 채권을 현금화해야 할 처지에 있는 경우라면 큰 손해를 보아야 한다.

여러 조건들이 미국 채권가격의 하락을 위해 성숙되어 있다. 우선 12월 중 단기 기준금리인상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데다 정부지출은 늘리고 법인세는 줄이는 소위 트럼포노믹스(Trumponomics)의 적자예산은 대규모 국채발행을 불가피하게 만들 전망이다. 거기에 트럼프가 후보시절에 내뱉은 "당선되면 미국국채를 할인된 가격으로 환매하겠다"는 말도 미국 채권가격 하락과 차입금리 상승에 일조하고 있다. 이것은 망한 기업이 채권자들을 불러 모아놓고 곧잘 써먹는 수법이다. 더구나 국제금융시장에서 구조조협상은 그 자체가 디폴트 사건에 해당된다.

그러나 이 모든 흔들림에도 불구하고 미 달러화의 환율은 견고하다. 그 이유는 한 가지, 달러가 기축통화이기 때문이다. 기축통화는 국제 상거래의 결제수단의 기능과 외환보유의 기능이라는 두 개의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가치가 있다. 금 본위제가 유지 되던 1914년까지는 이 기능이 이원화 되어 있었다. 결제통화 기능은 세계무역의 70%를 차지하던 영국의 파운드화가 수행했지만 외환보유 기능을 수행하는 통화는 따로 없었다. 주요국의 모든 종이 돈이 금 보관증서와 다름 없었기 때문이다.

기축통화의 단점은 환율기능 마비

미국 달러가 이 두 가지 역할을 한꺼번에 떠 안은 것은 금 본위제가 깨진 이후로부터다. 그런데 미국은 그로 인하여 덕만 보았던 것은 아니다. 가장 큰 단점(?)은 무역적자를 개선하는 환율의 기능이 미국 달러화의 경우에는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수십년 누적되는 무역적자에 불구하고 달러화 가치는 요지부동이었는데 이것은 적자를 메우는 아편과 같은 것으로서 수출 경쟁력 면에서는 저주였다.

중국 위안화가 언제 미 달러의 지위를 대체할 것인가 호사가들이 입방아를 찧기도 하지만 앞으로는 중국이 아니라 어느 나라도 기축통화의 지위에 도전장을 내밀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어느 한 나라의 통화가 아니라 여러 나라의 복합통화가 기축통화로 되는 것은 이야기가 다르다. 예를 들면 IMF의 특별인출권(SDR) 같은 것이다. SDR은 하이브리드 통화다. 1969년 만들어진 이후 뚜렷한 용도를 찾지 못하고 있었는데 금년 10월부터 중국 위안화가 그 합성에 포함됨으로써 새롭게 주목을 받게 되었다. SDR 합성에는 달러화와 유로화를 비롯하여 영국 파운드화와 일본 엔화가 일정 비율로 포함되어 있었는데 여기에 중국 위안화가 비집고 들어가는 데 성공했다.

비율의 크기로는 달러화와 유로화 바로 다음이다. SDR과 다른 통화와의 교환비율, 즉 SDR 환율은 여느 통화와 마찬가지로 시장에서 결정된다. SDR과 미 달러화의 사이에서도 시장환율에 따른 매매가 이루어진다. SDR이 기축통화로 발전하여 세계 많은 나라들이 외환보유 및 무역결제의 수단으로 달러 대신 SDR을 선호하게 되어 미국은 무역적자를 예전처럼 달러로 결제하는 대신 SDR을 매입하여 결제해야 한다.

하이브리드 통화의 출현가능성

단일국의 통화가 아닌 복합통화가 기축통화로 등장하는 날이 언제 올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미국 우선(America First)을 표방하는 트럼프 대통령 시대는 이 시기를 앞당기는 데 기여할 것이다. 보호무역으로의 선회가 달러화의 결제통화로서의 필요성을 반감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국제 정치 외교에서의 고립주의도 미국의 슈퍼파워 위상을 위축시킬 것이다. 미국 우선은 위대한 미국(Great America)과 양립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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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국주 곶자왈공유화재단 이사장(전 제주은행장).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거기에다 지난 8년 동안 양적 완화의 명분으로 행한 4조달러가 넘는 통화증발도 달러화의 가치 훼손(debasement)의 뇌관으로 그대로 남아있다. 미 달러의 장기적인 약세는 부정하기 힘든 추세로 판단된다. 아직까지는 달러화가 무역결제 등 국제 상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8%로 여전히 높지만 세계 외환보유고 중 달러화의 지난 15년 간에 걸쳐 이미 71%에서 63%로 감소가 진행되어왔음도 주목해야 할 것이다.  / 김국주 곶자왈공유화재단 이사장(전 제주은행장)

* 이 글은 <내일신문> 11월 30일자 ‘김국주의 글로벌경제’ 에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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