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제주의 고유한 '환해 장성-밭담-올레 정낭(錠木)-신문(神門)'에 주목하자
/ 이문호 교수(전북대 전자공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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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문호 교수.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한국시간 1일 오전 12시경 제주해녀문화가 국내 19번째 인류무형문화 유산으로 등재됐다. 온 도민들의 가슴이 뿌듯하다. 제주 바다의 어머님께 감사드린다.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제주해녀문화는 물질 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연대 의식을 강화하는 잠수굿, 바다로 나가서 배 위에서 부르는 노동요인 해녀 노래 등으로 구성된다.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여부를 결정하는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 위원회는 1일 에티오피아 아디스 아바바에서 열린 제11회 회의에서 “제주 해녀 문화는 지역의 독특한 문화적 정체성(Identity)과 문화적 다양성(Culture Variation)을 보여주며, 안전과 풍어를 위한 의식, 선배가 후배에게 전하는 잠수기술과 책임감, 공동 작업을 통해 거둔 이익으로 사회적 응집력을 높이는 활동이 무형 유산으로서 가치가 있다”며 등재 이유를 설명했다.

제주해녀문화 이후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될 다음은 무엇인가? 나는 '환해장성–밭담-올레 정낭-묘의 신문(神門)'이 있다고 생각한다.

환해장성은 고려 때부터 제주 주위를 120Km의 둘레로 쌓은 돌담 장성이다. 왜구나 적의 침입을 막는 성이다. 흑룡만리 밭담은 바람을 막으면서 소와 말의 침범을 막고 경계를 구분했다. 우잣돌로 쌓은 올레의 정낭은 집주인이 외출시에 밖에 정보(情報, Information)를 알리면서 집을 지켜주는 문(Gate)이라면, 세계 최대 피라미드 묘라고 부를 만한 산담의 신문(神門)은 저승사람의 올레다. 

이 모두가 제주 돌담이 만든 동일 공간체의 예술작품이다. 제주인들은 산사람은 초가 지붕 정낭안에 살고, 죽은 사람은 묘(墓)의 신문(神門)안에 살지만 동일 공간체에 사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 두 세상이 연결고리는 올레였다.

제주지역은 독특한 문화적 정체성(Identity)와 문화-과학적 다양성(Culture Scientific Variation) 을 갖고 있다. 환해장성–밭담–올레정낭–묘의 신문을 묶어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하는 운동을 적극 추진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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