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용부동산 공실률↑ 수익률↓...“변동성 높아 경기 악화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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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토지와 함께 제주지역 부동산 시장을 이끌었던 상업용부동산(오피스텔, 상가, 숙박시설)의 수익률이 최근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형에 비해 대형 부동산의 경우 문제가 더 심각했는데, 앞으로 대규모 건물들의 착공이 이어질 전망이어서 ‘공급과잉’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5일 발표한 ‘도내 상업용부동산의 공실률·수익률 현황과 리스크 요인 점검’을 통해 최근 수익률이 하락하는 제주 상업용부동산 시장에 대해 조명했다. 수년간 제주지역 투자를 이끌어왔던 상업용부동산이 최근 과거와는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어 잠재적 리스크 요인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다.

이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작년까지 증가세를 나타냈던 상업용부동산 거래량(면적 기준)이 올해 들어 9월 중 4.1% 감소하고 임대가격지수도 정체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실률이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가운데 수익률도 급락한 것.

중대형상가의 공실률은 작년 3분기 12.2%에서 올해 9.7%로 하락한 반면 소형상가의 공실률은 작년 3분기 2.7%에서 올해 3분기 3.2%로 점차 높아지고 있다.

소형상가의 경우 지역별 차이가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제주시 도심 지역은 공실률이 4.5%에서 1.5%로 하락했으나, 노형오거리 인근은 3.8%에서 6.8%로 급등했다. 오피스텔의 경우 10%대의 공실률을 기록 중이다. 2013년 1분기만 해도 오피스텔의 공실률은 3.9% 수준이었다.

수익률은 작년 4분기를 정점으로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당시 제주 제2공항 입지발표에 따른 기대감으로 급등하다 올해 들어 악화되고 있다. 작년 4분기와 올해 3분기를 비교하면 오피스텔은 3.2%에서 1.3%, 중대형상가는 3.4%에서 1.7%로, 소형상가는 3.4%에서 1.8%로 각각 하락했다.

특히 공실률과 수익률의 표준편차를 의미하는 변동성은 전국 평균과 비교해 최대 7배까지 높았다. 이 수치가 클수록 평균에서 멀어지는 폭, 즉 급격한 변동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의미한다. 이 같은 높은 변동성은 경기부진시 공실률 급등으로 이어져 부동산 경기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중대형 상가를 위주로 수요가 위축될 가능성을 높게 봤다. 최근 토지가격과 자재비의 급등으로 건축원가는 크게 상승했으나 부동산 상승 기대가 약화됨에 따라 높아진 매입비용이 수익률 하락요인으로 작용해 투자수요가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제주지역은 영세상인이 많은 데다 투자비가 적은 소형상가에 임차수요가 집중됨에 따라 중대형 투자수요가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상당한 건축허가 물량이 착공 대기중인 상황은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것. 더군다나 상업용부동산 1개동의 평균 면적이 작년 794.4㎡에서 올해는 841.3㎡로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9월말 기준 미착공 누적면적은 101.5만㎡로 최대 23개월분에 이르는데다 건설사도 자금 확보를 위해 건축을 지속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가까운 시일 내에 중대형 상업용부동산의 공급과잉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올해 들어 총 잔액 10조원을 돌파하며 급증한 대출도 또 하나의 걱정거리다. 올해 3분기 현재 제주지역 상업용부동산의 연체율은 0.87%를 기록 중인데 이는 주택(0.13%), 토지(0.52%), 예금·신용(0.62%) 등 다른 담보 물건보다 높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상대적인 투자메리트와 지역경기의 호조, 부동산 가격 상승 등으로 급격한 상업용부동산 시장의 냉각 위험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대내외 불안요인이 커지는 상황에서 경기변동에 민감한 차주(법인사업자)가 상당하고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며 대출증가로 부실위험 또한 높아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수요자는 지나친 위험선호에 기댄 투자를 자제하고, 공급자 역시 과도한 수주경쟁과 밀어내기식 건설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기관은 대출건전성을 고려해 법인사업자, 숙박시설 등 취약 부문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제주지역 상업용부동산 건물 수는 작년 말 기준 2만4156동으로 전체 건물 중 15.2%를 차지한다. 2009년부터 작년까지 연 평균 5.5% 늘어나며 주거용부동산(2.7%)의 증가율을 압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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