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화 교수 “개별관광객 유치로 대안 모색해야...대형면세점 지역공헌 수준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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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열린 제1회 제주면세포럼에서 주제발표에 나선 홍성화 제주대 관광경영학과 교수. ⓒ 제주의소리

제주 면세관광이 가장 큰 구조적 문제로 지적되는 송객수수료의 개선을 위해 단체관광객 유치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개별관광객 유치를 대안으로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송객수수료를 없애는 게 불가능하다면 현재 시장을 독점하는 특정 중국여행사 대신 제주여행사에 지불하는 ‘고육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제주도, 제주대, 오영훈 국회의원실, 제주면세점협의회가 주최하고 제주관광공사가 주관한 제1회 제주면세포럼이 5일 제주웰컴센터에서 열렸다. 같은 날 제주관광공사, 롯데면세점, 신라면세점, 한화면세점이 참가하는 제주면세점협의회 출범에 맞춰 제주면세산업의 건전성을 높이고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업계 관계자와 학계가 머리를 맞댔다.

주제발표에 나선 홍성화 제주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제주 관광업계에서 음성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송객수수료에 대한 민낯을 집중 조명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들어 9월까지 국내 50개 면세점의 송객 수수료 규모는 5700억원에 이른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리베이트 범위를 규정한 관세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발의된 상황이다.

홍 교수는 “중국인 관광객 모객 경쟁 심화에 따른 송객수수료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일부 여행업계에서 비정상적인 초저가관광과 전담여행사의 명의대여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 시내면세점의 경우 신규 면세점 수가 늘면서 중국 여행사가 원하는 송객수수료가 높아지고 있다”며 “면세점 확대정책으로 인한 최대의 수혜자는 중국여행사”라고 지적했다.

홍 교수가 업계 관계자 내부 인터뷰를 통해 파악한 면세업계의 송객수수료는 판매금액의 32~38% 수준. 여기에는 여행사 수수료, 여행사 인센티브, 가이드 수수료, 가이드 인센티브도 포함된다.

홍 교수는 “제주지역으로 오는 중국인 관광객의 95%를 조선족 여행사가 가져가고 있고, 그 중 특정 여행사가 80% 이상을 독점하고 있다”며 “이들 여행사는 마케팅 명목으로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인두세’를 건네고 이를 회수하기 위해 송객수수료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한편으로는 면세점의 송객수수료가 중국 관광객을 유치하는 핵심 요인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며 “면세점 송객수수료로 인해 주변 경쟁도시보다 제주를 방문하는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홍 교수가 제시한 해법은 저가 패키지 단체관광객 유치에서 개별관광객 유치로의 중심 이동.

홍 교수는 “중국관광객 유치와 국산제품 면세점 판매라는 순기능을 적극적으로 살리면서 동시에 저가패키지 관광객의 근원인 과다한 송객수수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중국인단체관광객(요우커) 중심의 고객유치 전략을 개별관광객(싼커) 중심으로 이동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쟁심화와 중국정부의 압박으로 중국저가 단체관광객 유치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점에서도 싼커 유치를 대안으로 모색해야 한다”며 “싼커유치는 저가 단체관광의 폐해를 극복하고 중국정부의 압박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행사로의 송객수수료가 불가피하다면 중국특정여행사 대신 중국개별관광객 유치 제주여행사에 지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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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열린 제1회 제주면세포럼에서 주제발표에 나선 홍성화 제주대 관광경영학과 교수. ⓒ 제주의소리

이날 포럼과 함께 닻을 올린 제주면세점협의회를 두고는 “면세점 이해집단간 우월적 지위 해소, 절차의 비효율성 해소, 공공이익 달성과 관련해 민간영역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출범 이후에는 민간영역이 주도적으로 활동하되 제주도를 포함하는 공적영역과 함께 거버넌스 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필요하다면 제도적 차원에서 문제해결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며 “송객수수료 상한선을 제주특별자치도 특별법 제도개선에 반영하는 부분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홍 교수는 발표 도중 제주지역 면세점의 매출현황을 공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홍 교수에 따르면 작년 기준으로 제주지역에서 매출이 가장 많은 면세사업자는 JDC(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로 4억3148만7000달러(5063억5000만원)를 기록했다.

신라면세점은 3억5462만1000달러(4155억3600만원), 롯데면세점은 2억125만6000달러(2360억7300만원), 한화갤러리아면세점은 5465만700달러(641억1200만원), 제주관광공사 면세점은 4864만3000달러(570억5823만원)였다.

이에 따라 면세점 시장점유율은 JDC가 39.6%로 가장 높았고, 신라(32.5%), 롯데(18.5%), 한화(5.0%), 제주관광공사(4.5%) 순으로 나타났다.

홍 교수는 이를 두고 “롯데와 신라 두 곳 면세점이 작년 특허수수료로 납부한 금액은 3억1400만원에 그치고 있다”며 “카지노사업이 매출액의 10%를 관광기금, 경마는 16%로 납부하는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면세사업자들이 나름대로 사회공헌을 하고 있지만 덩치와 매출규모에 비해 그 규모가 아쉽다”며 “송객수수료 문제를 해결하게 되면 판매 대비 수수료를 지역사회에 좀 더 기여했으면 한다”고 뼈 있는 지적을 곁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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