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논란-릴레이 기고](1)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 

제주 제2공항 건설이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사업추진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사업후보지인 성산읍 지역주민들과 제주지역 주요 시민사회단체들의 제2공항 건설계획 전면 재검토 요구도 커지고 있다. 지역주민과 이들 단체들은 제2공항 건설이 후보지 주민들과 사전협의가 없는 정부의 일방적 결정이고, 청정과 공존을 기반으로 한 제주의 미래 지향점과도 전혀 맞지 않다고 반발하고 있다. 제주지역 15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제2공항 전면 재검토와 새로운 제주를 위한 도민행동’의 릴레이 기고를 차례로 싣는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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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증가하는 인구와 관광객으로 인해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다. 올해만 해도 도두하수처리장의 용량이 초과해 처리하지 않은 오수를 바다로 무단 방류한 사실이 드러나 도민들의 공분을 샀다. 이와 함께 날로 심각해지는 교통 문제와 요일별 배출제까지 불러온 쓰레기 포화문제는 이미 제주라는 섬이 수용할 수 있는 환경적 수용능력을 초과했음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에 대한 제주도정의 예측 능력과 대처는 안심보다 우려만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제2공항은 제주공항 수용력이 포화상태로 치달으면서 추진되고 있다.  2015년 2,600만 명이 제주공항을 이용하였고, 2018년 3,000만 명 이용이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로 볼 때, 공항 인프라 확충은 당연하고 필요해 보인다. 공항은 제주도민의 삶과 관광산업의 경제적 측면에서 볼 때, 중요한 인프라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공항 인프라 확충의 목소리는 당연한 것이고, 제주도의 미래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인정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항 인프라 확충의 그림자는 엄연히 존재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제주의 환경수용력이 포화에 달하고 있고, 만약 제2공항이 만들어져 현재의 공항과 합산하여 1년에 4,500만 명이 공항을 이용한다면 제주의 미래는 어떨까 하는 물음을 피해갈 수 없다. 인구와 관광객이 증가하면 제주의 경제규모가 커지고, 물질적 풍요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또한, 하수, 쓰레기, 도로, 주택, 숙박시설, 하수, 상수도 등도 그에 따라 갖추면 되지 않는가 하는 낙관적 미래관도 무조건 부정할 수 없다. 그런데 제2공항을 추진하는 그 어떤 두꺼운 용역보고서에도 이런 문제에 대한 점검은 한 줄도 보이지 않는다. 국토교통부, 제주도정 누구도 제2공항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면서 이 문제에 대한 책임있는 언급은 없다.

낙관주의자들의 전망처럼 제주의 환경수용력은 인프라를 계속적으로 만드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8개의 하수처리장은 예산만 있다면 지금의 두 배로 늘릴 수 있는가? 쓰레기 처리는 어떤가? 현재의 쓰레기 정책을 보면 도무지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교통은 무조건 도로를 만들면 해결되는 것인가? 지하수는 무한정 공급될 수 있는 것인가? 숙박시설을 위해서 농경지를 모두 파헤쳐야 될 것인가?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전제 하에 그려보는 제주의 미래상은 마카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국토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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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 ⓒ제주의소리
통부와 제주도정이 그리는 미래가 그런 것인가?

제주도정은 밀려오는 관광객과 인구증가를 어쩔 수 있느냐라는 말을 되풀이 한다. 제주도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면서 안정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제주도정이 해야 할 일이다. 공항 인프라는 제주의 환경수용력과 도민의 삶의 질, 경제 발전의 속도를 조정하는 핵심적인 통제 수단이다. 환경수용력을 무시한 무조건적인 공항 인프라 확충은 행정의 심각한 직무유기이다. 제주도정은 먼저 제2공항의 환경수용력 문제에 답하라. / (사)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 홍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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