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제주시청 동쪽 클린하우스서 '플라스틱 쓰레기' 쌓는 합법적 항의 퍼포먼스 

a11.jpg

지난 해 12월부터 제주시에서 시범운영에 들어간 생활쓰레기 요일별 배출제에 대한 시민 반발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급기야 ‘합법 저항’의 표시로 클린하우스에 ‘쓰레기산’을 만들겠다며 예고하고 나섰다.

‘제주 쓰레기 정책에 분노하는 시민들(대표 고성환)’은 오는 13일 오후 6시부터 7시까지 제주시청 동쪽에 위치한 클린하우스에서 ‘쓰레기 산 만들기 퍼포먼스’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SNS 등을 통해 쓰레기 정책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다 모임을 구성한 이들은 지난 6일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요일별 배출제 도입에 대해 “제대로 된 의견수렴 없이 시민불편만 강요하고 있다”며 즉각 중단을 요구한 바 있다.

이번 퍼포먼스는 이 연장선에서 문제제기와 함께 근본적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는 취지다. 금요일은 플라스틱류만 배출하도록 돼 있는데, 그 동안 모아놓은 플라스틱류를 한 곳에 모아 클린하우스를 넘치게 하는 합법적 저항이다.

고성환 대표는 “당국이 발상의 전환을 통해 쓰레기 정책 자체를 근본적으로 해결토록 요구하는 것”이라며 “요일별 배출제는 쓰레기의 총량을 줄일 수 있는 정책이 아닌데다, 체계적인 원인검토 없이 강행됐으며, 감시인까지 세워두는 등 무조건적으로 정책을 강요하는 방식을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고 대표는 “1회용품 안쓰기 운동, 관광객들의 1회용품 사용 제한, 과다 포장 금지 등 쓰레기 총량을 줄일 수 있는 정책들에 대한 고민 없이 그 효과가 검증되지도 않은 형식적인 정책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특히 당국이 ‘요일별 배출제를 통해 쓰레기 배출량이 줄었다’고 홍보하는 것은 사실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쓰레기산 만들기 퍼포먼스 소식이 SNS 등을 통해 퍼져나가면서 참가 인원이 얼마나 될 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미 ‘제주 쓰레기 정책에 분노하는 시민들’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800여명이 가입돼있다. SNS를 통해 관련 게시물이 공유되며 확산되고 있고 제주도민들이 중심이 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반응이 뜨겁다.

현재 ‘제주맘’ 등 활발한 커뮤니티에서는 “공감할 수도 없고 실효성이 없는 정책”이라는 비판이 대세를 이루지만 “무분별한 쓰레기 배출에 대해 반성하게 되는 계기가 되는 만큼 요일별 배출제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당국은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배출시간과 요일별 배출 품목을 지킬 경우 이를 제지할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금요일이 원래 플라스틱류를 배출하는 날인 만큼 (퍼포먼스를)막을 수는 없지 않겠냐”면서도 “아직 시범기간으로 제주도와 협의해가면서 시민불편과 관련해 (제한된 부분을)완화할 수 있는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평가단 운영 등을 통해 시민의견을 계속 수렴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2월 요일별배출제 시범도입 이후 제주시는 중간집하장을 설치하고 당초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제한했던 배출시간을 오후 3시부터 새벽 4시로 확대하는 동시에 ‘시범기간 동안 시민의견을 수렴한 뒤 반영하겠다’는 약속을 내걸었지만 시민들의 반발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