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차 제주도민 촛불집회] 3개월 동안 빠지지 않은 강성훈 가족 개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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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겨울 가장 추운 14일에도 박근혜 퇴진 촛불이 제주에서 타올랐다.
올 겨울 가장 추운 날에도 촛불은 꺼지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부역자 처벌을 위해 제주도민들이 새해 둘째 주말에도 촛불을 들었다.

제주지역 100여개 시민사회단체, 정당, 언론, 노조 등으로 구성된 ‘박근혜 정권 퇴진 제주행동’은 14일 오후 6시 제주시청 민원실 앞에서 제13차 제주도민 촛불집회를 열었다.

이날 제주는 올 겨울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였다. 박근혜 퇴진을 바라는 제주도민 700여명이 참여했다.

본 행사에 앞서 오후 3시부터 제주시청 앞 파인땡큐 카페에서 '세월호 참사 1000일, 박근혜의 진짜 학살 파트너를 찾아라'는 주제로 시민평의회가 열렸다.

사전 부대행사로 제주생협과 제주통일청년회에서 준비한 박근혜 퇴진 양초만들기, 탄핵! 탈핵! 풍선 나누기 서명, 녹색소비 퀴즈 이벤트, 퇴진 버튼 만들기 등 다양한 행사가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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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겨울 가장 추운 14일에도 박근혜 퇴진 촛불이 제주에서 타올랐다.
특히 박정희-박근혜 적폐의 하나인 5.16도로 개명 서명운동도 펼쳐져 도민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추운 날씨로 촛불 참여인원은 많이 줄었지만, 열기까지 사그라든 건 전혀 아니었다. 

성산읍 신풍리에서 왔다는 강성분씨(48)는 13번의 촛불집회에 자신은 2번 빠졌지만 13번 개근하는 가족이 있다고 소개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주인공은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 동안 한번도 촛불집회에 빠지지 않고 참여한 강성훈(37)-정민경씨(33) 가족이다. 성산읍 신산리에 살고 있는 이들 부부는 10살, 8살, 6살 3남매를 데리고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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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개월 동안 한번도 촛불집회에 빠지지 않고 참여한 강성훈-정민경씨 가족에 대해 촛불개근상이 수여됐다.
정민경씨는 "성산읍에서 매주 토요일 아이 3명을 데리고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게 쉽지 않았다. 토요일 쉬고도 싶지만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때문에 빠지지 않고 참여했다"며 "아이들에게 살아있는 민주주의를 가르칠 수 있는 교육기회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씨는 "어렵고 춥고, 황당한 시국이지만 촛불집회를 통해 좋은 인연을 만들고 있다"며 "끝까지 함께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구좌읍 세화리에서 왔다는 임모씨는 "이번에는 죽쒀서 개주지 말자"고 호소했다.

임씨는 "역사는 반복되는 것 같다. 이승만 부정부패에 항거해 4.19 혁명을 일으켰지만 5.16 쿠데타로 박정희 독재정권이 들어섰고, 박정희가 총탄에 사망하자 전두환이 5.18 민주항쟁을 짓밟고 정권을 잡았다"며 "6월항쟁의 성과도 민주세력의 분열로 독재정권의 후예인 노태우에게 돌아갔다. 다시는 그러지 말자. 죽쒀서 개주지 말자"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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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겨울 가장 추운 14일에도 박근혜 퇴진 촛불이 제주에서 타올랐다.
중학생 고홍천군은 자유발언에서 "헌법 제1조 1항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2항은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돼 있다"며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과 그 부역자들은 헌법 1조를 어겼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군은 "박근혜 대통령은 2015년 12월28일 일본으로부터 10억엔을 받고 소녀상 철거에 합의해줬다. 친일파이자 매국노라고 할 수 있다"며 "세상은 생각만으로 바꿀 수 없다. 행동해야 바꿀 수 있다. 우리가 바꿔야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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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겨울 가장 추운 14일에도 박근혜 퇴진 촛불이 제주에서 타올랐다.
가정주부 정경희씨는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저의 생활은 완전히 달라졌다"며 "퇴근하면 가족과 저녁을 먹고, 드라마를 보내는 저의 일상은 세월호 이후 팟캐스트를 듣고, 뉴스나 신문이 국민을 속이는 것에 너무나 놀라게 됐다"고 말했다.

정씨는 "국민이 정치에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나라, 우리 아이들이 입시와 경쟁에 짓눌리는 게 아니라 꿈을 꿀 수 있는 나라가 됐으면 한다"며 "또한 모든 국민이 골고루 잘 사는 나라, 유전무죄가 아니라 법 앞에 평등한 나라가 되기를 기원하고, 우리 촛불의 힘으로 그런 나라를 반드시 만들자"고 강조했다.

제13차 제주도민 촛불집회는 청소년 평화나비 율동공연과 민중가수 탁영주씨의 공연, 구 세무서사거리까지 거리행진으로 이어졌다.

박근혜 정권 퇴진 제주행동은 오는 21일에도 제주시청에서 제14차 촛불집회를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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