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제주도, 15일 밤 온평리서 비공개 설명회...한 때 물리적 충돌 위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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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토부와 제주도가 15일 오후 온평리사무소에서 제2공항과 관련해 온평리 주민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국토교통부와 원희룡 제주지사가 제주 제2공항 예정부지 마을인 온평리를 찾았다. 

원 지사가 온평리를 찾은 건 제2공항 예정지 발표 후 1년만으로, 기본계획과 전략환경영향평가에 앞서 주민들과의 대화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온평리 주민들의 요구는 분명했다. 제2공항 '입지 재검토'를 하지 않으면 강력한 투쟁을 전개하겠다는 것이다.

원희룡 지사와 국토교통부 나웅진 공항정책과장은 15일 오후 오후 6시 온평리사무소를 찾아 주민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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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담회에 앞서 온평리 청년들이 '제2공항 결사반대' 현수막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간담회에 앞서 온평리 청년 20여명이 '제2공항 결사반대' 현수막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반대의사를 표명해 한 때 긴장감이 흐르기도 했다.

현은찬 온평마을 이장이 제주도와 국토부의 얘기를 들어보자고 제안했고, 국회에서 기본계획 설계 용역 등 관련 예산 통과의 부대조건으로 제시된 ‘주민과의 협의’ 절차에 따른 설명회는 아니라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후에야 주민과의 간담회를 가질 수 있었다.

간담회는 비공개로 진행됐고, 주민들의 궁금증과 요구사항을 듣고 답하는 일문일답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원희룡 지사는 "제2공항은 국토교통부에서 진행하는 국책사업이자 지난 25년간 제주도의 숙원사업"이라며 "제2공항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제가 (도지사로) 취임하게 됐다"고 과정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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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담회에 앞서 온평리 청년들이 '제2공항 결사반대' 현수막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원 지사는 "현 제주공항은 포화된 지 5년이 넘어 확장은 더 이상 불가능하다"며 "제2공항을 건설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건설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나웅진 국토부 공항정책과장은 "공항 기본계획과 전략환경영향평가 발주를 준비하고 있다"며 "각종 의혹이 제기된 동굴이나 기상 문제도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걸러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간담회 자리에서 배포한 설명 자료를 통해 올해 안에 기본계획 수립에 착수하고 내년부터 설계 시행 등 절차를 이행하는 데 3년이 소요돼 이르면 2020년 착공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와 함께 공항 예정지역 내 동굴 분포와 소음 등에 대한 주민들의 우려를 감안해 전략환경영향평가 용역을 기본계획 용역에 앞서 우선 발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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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토부와 제주도가 15일 오후 온평리사무소에서 제2공항과 관련해 온평리 주민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그러나 마을 주민들은 일방적으로 추진되는 제2공항 원점 재검토를 강력하게 요청했다.

온평리 주민들은 "공항이 들어서는 걸 반대하는데 무슨 설명회냐. 우리 입장은 분명하게 재검토를 요청한다는 거다”라며 “전문가 답변이라고 설명만 듣고 앉아있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다. 당장 제2공항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은찬 이장은 <제주의소리>와 통화에서 "제주도와 국토부에서 설명회 자리를 요구해서 한번 들어보자고 해서 만들어진 자리"라며 "하지만 입지타당성 용역과 예비타당성 조사에 대한 변명으로 일관했다. 아무런 결론도 없이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현 이장은 "온평리는 제2공항이 마을에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고, 입지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며 "재검토 없이 진행되는 설명회는 마을 전체가 똘똘 뭉쳐서 반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정부와 제주도의 제2공항 계획 발표 이후 1년만에 원 지사와 온평리 주민들이 만났지만,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하며 평행선을 달린 이날 간담회는 특별한 소득없이 마무리돼 향후 접점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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