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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열린 육지사는 제주사름의 한진오 연구원 초청 강연 현장 모습. 제공=육지사는 제주사름. ⓒ제주의소리
육지사는 제주사름, 한진오 연구원 초청 강연...2월 11일에는 4.3 70주년 준비 토론

육지사는 제주사름(대표 박찬식)은 14일 서울 중구 서울시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회원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진오 특별연구원(제주대 탐라문화연구원) 초청 강연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신화로 보는 제주의 현실’이란 주제로 진행된 이번 강연은 제주 문화의 심층을 탐구하는 육지사는 제주사름 월례기획의 일환이다.

한 연구원은 이날 강연에서 오랜 시간 제주에서 이뤄져온 ‘굿’을 단순 학문적 접근이 아닌 제주 사람들의 시선으로 설명했다.

그는 “신화의 본질은 현실 고통과 염원에서 비롯된 가장 사실적인 기도의 결과물이기 때문에 종교적 의례와 분리된 문자, 텍스트만으로는 그 의미를 알기 어렵다”면서 “신화라는 용어도 원래 우리나라에는 없는 말이고, 제석본풀이, 바리데기본풀이, 당곰아기본풀이 등 전통적으로 ‘본풀이’라고 불러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나 제주의 본풀이는 의례(굿)을 통해 구현·전승돼 왔고 제주의 창조설화인 천지왕본풀이의 설문대할망설화 속 지형창조설화처럼 상당수가 전설이나 민담류로 전해오면서 제주 안에서도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이집트의 신 ‘월우 아파스’와 제주도입춘굿의 ‘목우 낭쉐’의 유사성이나 독일 울름동굴의 사자인간 신상을 본따 만든 독일 유명자동차회사의 로고를 보면 개발독재시대를 거치며 무속이 저급한 것으로 취해지는 것이 과연 맞는 것인가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된다”고 지적했다.

한 연구원은 “제2공항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온평리 본향당의 포제굿이나 영등굿, 해군기지로 없어진 구럼비 등은 모두 소중한 제주의 영성이 깃든 제주사람들의 역사”라며 “시대가 변하면서 마을당이나 제주의 굿이 점차 사라지겠지만, 현대의 ‘물질적 탐욕’이 어떻게 제주를 바꿔놓는지는 매우 걱정스럽다”고 전했다.

열띤 분위기 속에 강연에 몰입했던 참석자들은 "신화와 현실을 연계한 설명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늦게나마 제주 문화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신화와 굿, 당 등에 대한 인식의 지평을 넓히게 됐다"고 호평했다. 박찬식 대표는 “앞으로도 제주다운 것을 찾아 나가는 문화 탐방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육지사는 제주사름은 2월 11일 오후 3시부터 서울시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김석범의 <화산도>, 문제지향적 공간의 정치적 상상’을 주제로 한 고명철 교수(광운대)의 강의와 제주4.3항쟁 70주년 준비 토론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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