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경제위 현안 업무보고…골프장 연못·시료채취→확진까지 3~4일 ‘무방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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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수축경제위원회 이경용(왼쪽), 현우범 의원. ⓒ제주의소리
제주도가 고병원성 AI(조류 인플루엔자) 차단방역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곳곳에서 ‘구멍’이 발견되고 있다.

철새도래지뿐만 아니라 골프장 연못을 거쳐 가는 철새들에 대한 방역, 의심증상 발견 후 최종 확진 때까지는 방역에 구멍이 뚫린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위원장 현우범)는 16일 오후 2시 제주도로부터 ‘고병원성 AI(조류 인플루엔자) 방역대책 추진상황 현안보고를 받고 대책마련을 주문했다.

이경용 의원(서홍·대륜동, 바른정당)은 먼저 골프장에 대한 방역대책을 주문하고 나섰다.

AI가 야생 조류의 분변에 의해 전파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도내 골프장 내에 있는 연못에도 수천마리의 철새가 거쳐가는 점을 고려할 때 방역 사각지대로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이 의원은 “철새도래지에 대해 왜 방역하는 것이냐”고 물은 뒤 “사람, 차량에 의해 AI가 옮겨질 수 있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돌아오자 “도내 골프장들을 보면 골프장별로 4~6개의 연못이 있다. 이곳에 사는 철새들이 어림잡아 1000마리는 넘는다”면서 “연못 주면 분변을 골프장 이용객들이 밟고 다닌다. 왜 골프장은 방역을 하지 않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제주는 1곳이 뚫리면 다 뚫린다. 골프장에 대해서도 철새도래지에 준한 방역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골프화 소독 문제도 제기했다.

이 의원은 “골프장 입장객들 중 대부분은 골프화를 에어건으로 털어낸 후 가방에 넣은 채로 제주에 들어온다. 일부 골프장의 경우 방역 매트를 설치해놓고 있던데 출입구에서 떨어진 곳에 설치를 했더라. 실효성 있는 방역이 되려면 이런 것들에 대해서도 지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도 축정과장 출신으로 이 분야 전문가인 현우범 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야생조류 AI 검출에 따른 이동제한 조치가 ‘뒷북’이라고 지적했다. 의심증세 발견 이후 확진 때까지 3~4일은 무방비로 방치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현 위원장은 “한경 용수리의 경우 폐사체 시료를 채취한 게 1월9일이고, 확진결과는 1월14일 이뤄졌다. 그 사이에는 방역당국은 뭘 했느냐”고 질문했다.

윤창완 농축산식품국장이 “14일 확진통보 이전에 13일 중간 통보를 받았고, 그 때부터 바로 반경 10㎞이내 방역대 내에 있는 농가들을 대상으로 이동제한 조치를 취했다”고 답변하자, 현 위원장은 “그러니까 사흘 동안은 방치했다는 것 아니냐. 문제가 심각한다”고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다.

그러면서 현 위원장은 “동물위생시험소에서 자체 검사를 할 수는 없나. 간이 진단키트를 이용해서도 1차적으로 의심 증상이 발견되면 다른 전염별들처럼 바로 이동 제한을 해야 한다. 확진 때까지 손을 놓고 있는 것은 문제”라며 특단의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이에 윤창완 국장은 “9일 시료를 채취한 뒤 바로 이동제한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 앞으로는 시료채취에서부터 확진, 이에 따른 조치 기한이 최대한 단축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지역에서는 지난 1월10일(확진 기준) 구좌읍 하도리 철새도래지에서 고병원성 AI가 처음 발견된 후 1월14일에는 한경면 용수저수지에서도 추가로 검출됐다.

제주도는 반경 10㎞ 이내 농가들을 대상으로 매일 예찰 및 방역지도에 나서는 한편 도내 4군데 철새도래지와 닭·오리 사육농가를 대상으로 차단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또 공·항만에서는 국경에 준해 입도객과 출입차량들에 대한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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