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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13총선 당시 새누리당 공천을 받고 출마한 양치석(맨 왼쪽), 강지용(가운데), 부상일(오른쪽). 비선실세 국정농단과 관련한 분당 사태에서 '3인3색'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초점] 강지용 ‘잔류’-부상일 ‘바른정당行’-양치석 ‘백의종군’ 3인3색 행보 눈길

당원 7만명을 태운 거함(巨艦) 새누리당 제주도당이 급격히 무너지고 있다. 3개 당원협의회 중 2개(제주시 갑·을)가 와해되면서 강지용 도당위원장(서귀포시 당협위원장)만이 난파 직전의 새누리호(號)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형국이다.

새누리당 제주도당과 제주시 갑 당원협의회 등에 따르면 양치석 당협위원장을 비롯한 운영위원 20여명이 17일 탈당계를 제출한다. 운영위원 중 당 소속 도의원 6명은 앞서 탈당했다.

양치석 위원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도민들에게 반성과 용서의 뜻을 담아 용기를 내 새누리당을 탈당한다”며 “국민을 위하고 도민을 섬기면서 함께 새로운 정치질서를 만드는 데 봉사하겠다”고 밝혔다.

또 “자숙과 겸손한 마음으로 새로운 정치질서가 올바로 설 수 있도록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어느 정당에도 들어가지 않겠다”며 백의종군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이로써 운영위원 중에는 탈당할 경우 도의원 직을 잃게 되는 유진의(비례대표) 의원을 비롯해 중립을 표방한 5명 정도만 당에 남게 된다.

3개 당협위원장 중에서는 부상일 전 제주시을 당협위원장이 가장 먼저 탈당했다.

부 전 위원장은 지난해 12월30일 2012년 제19대 대통령선거 당시 친박 외곽조직인 ‘제주희망포럼’을 이끌었던 김용하 전 제주도의회 의장과 함께 “친박 패권주의 극복 및 보수정권 재창출”이라는 명분을 내걸고 탈당했다. 당시 가칭 ‘개혁보수신당’(현재 바른정당) 창당 움직임과 관련한 제주지역 탈당 1호였다.

이번에 양치석 제주시갑 당협위원장까지 탈당대열에 합류하면서 3개 당원협의회 중 2개가 ‘사고당’이 된 셈이다.

이로써 도당 운영 자체가 파행을 빚을 수밖에 없게 됐다. 최고 의사결정구조인 도당운영위원회가 있지만 3명의 당협위원장과 제주도의회 의장단의 입김이 컸다는 점에서 사실상 의사결정 시스템은 무너졌다고 볼 수 있다.

당원협의회 위원장들의 행보도 ‘3인3색’이다. 잔류(강지용), 바른정당行(부상일), 백의종군(양치석) 등으로 작년 4.13총선 패배 후 9개월 만에 뿔뿔이 흩어지게 됐다.

홀로 당을 지키고 있는 강지용 위원장은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한 원희룡 지사와 도의원들을 침몰하는 배에서 수백 명의 승객을 남겨둔 채 자기만 살겠다고 탈출한 세월호 선장에 비유하며 “후안무치”, “경거망동” 등 거의 저주에 가까운 독설을 퍼붓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들의 경거망동은 다가오는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역사적 심판을 받을 것”이라며 전면전을 예고했다.

특히 강지용-부상일 전·현직 위원장은 제20대 대통령선거와 제7대 전국 동시지방선거에서 옛 동지에서 적으로 만나 제주대첩을 치러야하는 얄궂은 운명과 맞닥뜨릴 공산이 크다.

한편 지금까지 도당을 쥐락펴락 하던 명망가(?)들의 탈당 러시와는 달리 아직까지 일반 당원들의 탈당은 눈에 띄는 수준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 소식에 밝은 한 인사는 “일반 당원 중에서는 중앙에서 인적 쇄신을 한다고 하니 조금은 지켜보겠다는 사람이 많다”며 “하지만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등 대형 정치이벤트를 앞두고서는 어느 쪽이든 선택을 하게 될 상황이 온다. 조만간 2차 빅뱅이 시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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