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70주년, 무엇을 할 것인가' 토론회...김수열 "양민학살 권력의 본질 후세에 알려야"

한국현대사 최대 비극인 제주 4.3. 벌써 70주년을 1년여 앞두고 있다. 그러는 사이 4.3의 직접 체험 세대와 현 세대가 점점 멀어지고 있는 만큼 이들에게 4.3의 본질을 일깨우는 노력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18일 오후 2시 제주벤처마루 10층에서 열린 ‘제주4.3 70주년,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발표자로 나선 김수열 제주작가회의 회장(전 제주민예총 이사장)은 이같은 '4.3의 본질을 일깨우는 노력'에 방점을 찍었다. 
▲ ‘제주4.3 70주년,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할 것인가?’ 토론회. 왼쪽부터 김영순 제주여민회 공동대표, 김수열 제주작가회의 회장, 위성곤 국회의원, 이규배 제주국제대 교수, 오임종 4.3유족회 상임부회장, 박찬식 육지사는 제주사름 대표.

제주민예총은 4.3문화예술축전(전 4.3문화예술제)을 20년 넘게 진행해온 단체로, 지난 1994년 제1회 행사를 지켜본 아이가 어느덧 성인의 나이가 될 만큼 시간이 많이 흘렀다.

그간 4.3예술제를 통해 많은 단체들이 연대했고, 4.3을 대표하는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그렇게 ‘애기동백꽃의 노래’도 탄생했다. 이제 '애기동백꽃...'은 4.3을 상징하는 노래로 자리잡았다. 

김수열 제주작가회의 회장(전 제주민예총 이사장).

이날 토론회에서 김 회장은 4.3예술제가 '우리들만의 축제'로 남으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제주도민의, 제주도민에 의한, 제주도민을 위한 행사가 돼야 한다며, 광주 5.18민주화운동의 5대 해결 과제를 소개했다. 

5.18운동 5대 해결과제는 △진상규명 △명예회복 △책임자 처벌 △배상·보상 △정신계승이다. 

4.3특별법 제정으로 어느 정도 해결된 듯 하지만, 아직도 일부에서 4.3 왜곡 시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  

김 회장은 “우리(제주도민)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우리는 무엇을 하고자 하는가, 우리는 무엇을 하게 될 것인가, 다른 사람은 우리가 무엇을 하기를 기대하는가 등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4.3의 성격을 재점검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 진상규명, 명예회복이 일반적이지만, 4.3특별법 제정 이후 도민화합과 화해·상생도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김 회장은 “(4.3이 발발한지) 70년이 흘렀다. 4.3을 체험한 세대는 사회 중심 세대에서 벗어나고 있다. 4.3 정신을 계승해야할 세대들이 4.3에 무관심하거나 모른다는 것”이라며 “4.3문화예술의 전략적 지향점이 분명해지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금 세대는 4.3을 체험한 세대와 맞닿았지만, 이 다음 세대부터는 4.3을 체험한 세대와 멀어진다. 미래를 이끌어갈 세대들에게 양민을 학살한 권력의 본질을 (4.3문화예술을 통해)알리고, 기억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는 강창일·오영훈·위성곤 국회의원, 제주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 준비위원회가 주최했다. 

4.3 70주년 기념사업 준비위에는 제주4.3희생자유족회, 제주4·3도민연대, 제주4·3연구소, 오사카4·3유족회, 제주민예총, 육지사는제주사름, 제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곶자왈사람들, 서귀포시민연대, 서귀포여성회, 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제주민주민생평화통일주권연대, 제주여민회, 제주여성인권연대, 제주장애인인권포럼, 제주주민자치연대, 제주참여환경연대, 제주평화인권센터, 제주환경운동연합, 제주흥사단, 제주장애인연맹DPI, 제주YMCA, 제주YWCA, 탐라자치연대 등 20여개 단체가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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