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얼굴 없는 천사, 시민, 기업들 잇달아 기부...모두 감사”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어려움이 많은 요즘이지만 이웃을 위한 시민들의 사랑은 여전히 우리 사회를 따뜻하게 만든다. 

제주시는 설 명절이 다가오면서 시민들의 기부가 이어진다고 밝혔다.  익명으로 17년간 기부을 이어오는 가칭, '얼굴 없는 천사'는 최근 제주시청을 방문해 어려운 이웃에 전달해 달라며 10kg 쌀 1000포를 기탁했다. 

익명의 후원자는 2001년부터 설과 추석 명절 때마다 저소득층을 위해 일도이동, 화북동 등에 쌀을 후원했다. 2012년 9월부터는 후원 대상과 금액을 늘려 제주시에 1000포대씩 보내고 있다. 혼자서 기부한 쌀만 4억 5000만원 어치, 1만 7800포대에 달한다. 이번에 기부한 쌀은 26개 읍면동사무소와 동주민센터에서 추천한 독거 노인, 장애 가정, 사례 관리 가정에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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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좌읍사무소에 전달된 기부 쌀을 직원들이 정리하고 있다. 제공=제주시. ⓒ제주의소리

제주시 오일장에서 건어물 가게를 운영하는 이명구 씨도 최근 명절을 맞아 쌀 100포를 제주시에 기부했으며, 조천읍 소재 기업인 (주)지산철강(대표 한해성)은 25일 이전개업식에서 저소득층 아동들에게 지원되는 ‘디딤씨앗통장매칭’ 후원금 1000만원과 쌀 500포를 지원했다.

어느 봉개동 주민은 지난 1월초 주민센터를 찾아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써달라며 100만원을 선뜻 내놨고, 봉개동 소재 기업인 ㈜동성콘크리트(대표 김형찬)도 2009년부터 설·추석마다 쌀 100포대를 보내고 있다. 

건입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인 김정봉 씨는 평소 몸이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폐지, 재활용품 등을 수집해 모은 돈으로 세탁세제 200개를 저소득층 주민들에게 전달하고 있으며, 강신정 전 도의회 의장은 건입동과 삼양동 경로당 노인을 위해 쌀 240포를 기증했다.

제주시는 시민들의 정성으로 모아진 후원물품을 명절 전에 저소득 취약 가정, 독거 노인 가정, 다문화 가정, 소규모 취약시설 등 평소 지원이 부족한 곳으로 우선 배분한다는 계획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매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선행을 베풀고 있는 여러 독지가분과 자신도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있지만 기부를 아끼지 않는 주시는 개인, 기업체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우리 사회가 여전히 따뜻한 이유는 보이지 않는 작은 선행과 나눔에 있는 것 같다. 이번 설에도 시민들이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하는 행복한 명절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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