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허우란 사무총장, 제주평화연구원 ‘렉쳐 시리즈’ 강연...사드 배치 우려 표명도

IMG_0589.JPG
▲ 9일 열린 ‘제주평화연구원 렉쳐 시리즈(JPI Lecture Series)’ 강연. 연단에 선 한중일3국협력사무국(TCS)의 양허우란 사무총장. ⓒ 제주의소리

중국 핵심 외교관 중 한 명으로 한중일 3국 간 평화와 공동번영 비전 실현을 위해 2011년 설립된 국제기구 한중일3국협력사무국(TCS)의 양허우란 사무총장이 제주가 3국 협력에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사드 배치와 최근 제주해군기지 내 미군함(스텔스 구축함) 배치설과 관련해서는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제주평화연구원은 9일 오전 7시 제주시 메종글래드호텔에서 ‘한중일 3국 협력 및 지방정부 협력 강화 방안’을 주제로 양허우란 TCS 사무총장 초청 강연을 열었다.

이날 양허우란 사무총장은 지속적인 3국 협력 강화를 강조하며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프가니스탄과 네팔, 미얀마 주재 중국대사를 역임한 고위 외교관이다. 주한중국대사관에서 부대사, 공사참사관으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중국 외교부 한반도북핵전담대사를 지냈다.

그는 “한중일 3국 협력은 각종 정치 갈등에 영향을 받기 쉽다”며 “다른 체제들과 비교해 3국 협력은 법규와 안정적인 조직이 없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동남아국가연합(ASEAN)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와 달리 탄탄한 틀이 없다는 얘기다. 현재 TCS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지방정부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특히 제주포럼과 같은 기회를 이용해야 한다”며 “제주포럼이 3국 협력에서 크고 중요한 역할을 발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경제분야 협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IMG_0569.JPG
▲ 9일 열린 ‘제주평화연구원 렉쳐 시리즈(JPI Lecture Series)’ 강연. ⓒ 제주의소리
IMG_0630.JPG
▲ 9일 열린 ‘제주평화연구원 렉쳐 시리즈(JPI Lecture Series)’ 강연. 서정하 제주평화연구원장(왼쪽)이 강연자인 한중일3국협력사무국(TCS) 양허우란 사무총장과 함께 참석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 제주의소리ⓒ 제주의소리

이날 강연에서는 한중 간 최대 이슈인 사드(THAAD, 종말단계고고도지역방어체계)와 관련된 얘기도 나왔다. 한 참석자가 사드 문제 때문에 중국이 한류에 제동을 걸고 있다는 취지의 질문을 한 것.

이에 양허우란 사무총장은 “한국이 사드 배치를 하게 된다면 이는 미국 방어시스템의 일환”이라며 “중국과 러시아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것이 실제로 민감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만약 사드가 정말 한국에 배치가 된다면 3국 협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사드 때문에 중국 내 한류콘텐츠가 위축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매체들이 중국이 한국 제재 정책을 취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으나, 사드 배치 전에는 중국이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정말 배치가 된다면 중국은 거기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정부 차원의 제재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의 최신 스텔스 구축함 ‘줌월트(Zumwalt)’가 제주해군기지에 배치될 가능성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 “미국이 현재 제주도에 군사설비를 강화하려 계획하고 있다”며 “제주도는 한중일 3국 협력에 있어 매우 중요한 지역이다. 이 부분과 관련해 3국의 고위층은 지혜롭게 이 문제를 해결할 필요성이 있다”고 대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IMG_0619.JPG
▲ 9일 열린 ‘제주평화연구원 렉쳐 시리즈(JPI Lecture Series)’ 강연. 연단에 선 한중일3국협력사무국(TCS)의 양허우란 사무총장. ⓒ 제주의소리

그는 한중일 3국 협력에 대한 제주도의 역할에 기대감을 표시했다.

그는 “제주도는 중국, 일본과 가깝고 3국 교통운수의 결정점이기도 하다”며 “제주도는 지정학적인 우위가 매우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 지정학적인 우위를 바탕으로 제주도가 큰 역할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강연은 제주평화연구원이 주한 외교단을 초청해 진행하는 ‘JPI 렉쳐 시리즈(JPI Lecture Series)’ 프로그램의 첫 회로 제주도민의 글로벌 시민 역량 함양과 제주의 글로벌 도시 도약을 목적으로 한다. ‘렉쳐 시리즈’는 경제, 문화 등 제주와 관련한 다양한 주제로 진행되며, 다음 달 10일 입 웨이 키앗 주한 싱가포르대사를 초청해 제2회 강연을 진행한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