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강정해군기지에 미군 최신 스텔스 구축함 ‘줌월트’ 배치 의혹에 이어 제주 제2공항에 남부탐색구조부대를 창설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방부는 이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전략적 모호전략’을 구사,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제주가 미국의 대 중국 전초기지로 활용되며 군사기지화가 가속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국회 오영훈 의원(제주시을,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0일 국회 비경제분야 대정부질문을 통해 “최근 국방부가 제주도에 남부탐색구조부대 설치를 문의했다고 한다. 공군의 성산 제2공항 이용계획이 있느냐”고 추궁했다.

지난해 3월 제2공항 반대 온평리 비상대책위원회는 제2공항 예정부지 면적이 496만㎡로 기존 제주공항(364만㎡)에 비해 36%나 넓다며 제2공항 확장가능성 뿐만 아니라 공군이 추진했던 공군전략기지(남부탐색구조부대)가 제2공항에 들어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확인이 필요하다.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즉답을 피했다.

오 의원이 “국방중기계획에 공군이 제주도에 남부탐색구조부대 설치를 계획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냐”고 거듭 확인했지만, 한 장관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확인해 보겠다”고 말했다.

오 의원은 “국방부가 줌월트 구축함을 제주해군기지에 상시·순환배치든 배치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다”며 지난 2월5일 국방부가 먼저 ‘줌월트’ 제주해군기지 배치를 제안했다는 의혹에 대한 국방부의 정확한 입장을 추궁했다.

이에 한민구 장관은 “사실이 아니다. 잘못 보도된 것”이라면서도 “만약 (미국에서) 제안이 오면 그 때 검토해볼 문제”라고 애매모호한 입장을 내놨다.

강정주민 등을 대상으로 제기한 구상금(34억5000만원) 청구 소송에 대해 국방부는 철회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오 의원은 “국책사업에 반대했다고 정부가 주민들을 상대로 구상금 청구 소송을 한 적이 있느냐”며 구상금 청구소송 철회 의향을 물었지만, 한 장관은 “국방부가 진행한 국책사업 중에서 국고손실을 본 것은 강정 해군기지가 첫 사례다. 현재로선 법원의 판단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오 의원은 “이미 제주해군기지는 완공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2월 준공식에 영상을 통해 ‘갈등을 극복하고 지역사회와 상생하고 화합하는 뜻 깊은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는 사실을 상기시킨 뒤 거듭 구상금 철회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