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방부가 1987년부터 제주에 전략공군기지 창설을 계획해 왔고, 1997년 국방중기계획에 처음 포함된 이후 현재까지 매년 순연돼 왔다. 그러나 제주남부탐색구조부대 창설 시기를 오는 2021년으로 정하면서 제주 제2공항 건설과 연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제주의소리

국방부 ‘18~22 국방중기계획’에 제주기지 포함…국방부 “페이퍼플랜, 아직 실행 아니”

공군이 제주에 계획 중인 ‘남부탐색구조부대’ 창설이 ‘18~22 국방중기계획’에 따라 오는 2021년 착수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2021년은 제주 제2공항 건설과 맞물린 시점으로, 공군이 제주에 창설하려는 남부탐색구조부대가 제2공항에 들어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논란이 확산될 조짐이다.  

<제주의소리>가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한 결과, 국방부의 군사력 건설 및 운영을 위한 5년 단위의 청사진인 국방중기계획('18~22')에 제주에 계획 중인 남부탐색구조부대가 2021년에 착수하는 것으로 반영됐다.  

<제주의소리>가 입수한 국방부 관련 문서에서도 국방중기계획('18~22')에 제주 남부탐색구조부대 창설 착수가 포함돼 있음을 확인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제주공군기지 창설은 1997년부터 국방 중기계획에 지속적으로 반영 돼왔고, 2006년 남부탐색구조부대로 명칭이 변경돼 매년 수립되는 국방중기계획에 순연돼 포함돼 2021년에 착수하는 것으로 돼 있지만, 페이퍼 플랜 수준으로 실제 추진 움직임은 없다”고 밝혔다. 

이같은 국방 중기계획은 지난해 12월 공군본부 관계자가 제주KBS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도 밝힌 바 있다. 

이밖에도 국방부가 제주에 남부탐색구조부대 창설을 꾸준히 계획하고 있다는 정황은 여러 차례 읽혀 왔다. 국방부가 제주를 전략 요충지로 평가하면서 여건만 되면 해군기지에 이어 공군기지까지 만들겠다는 복안을 숨기지 않아왔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 1987년부터 '군 중·장기 전력증강계획'에 따라 제주 공군전략기지 창설을 계획해왔다. 

같은 해 12월 28일에는 국방부 '군사시설보호구역심의회'에서 모슬포 공군기지(알뜨르비행장)이 있는 제주 송악산 일대 195만평을 군사보호구역으로 확정(국방부 군시 24464-939)하기도 했다.  

당시 제주도가 제주도종합계획에 따라 송악산 일대를 관광개발계획에 포함시켜 개발하려 했으나 국방부가 1987년 4월 '군 전력 증강계획에 저촉된다'며 그해 12월 28일 송악산 일대를 군사보호구역으로 확정하는 등 공군기지 추진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이후 1992년 국방부와 건교부(현 국토교통부) 간에 민·군(民·軍)이 겸용하는 ‘제주 신공항’ 건설에 합의했고, 1997년 국방중기계획('99~'03)에 비행전대급 제주공군기지 계획이 반영돼 현재까지 이르고 있다. 

그 사이 2004년 대한항공 소유의 제주 표선면 소재 정석비행장을 민·군이 공동 사용할 수 있도록 협의했지만 대한항공이 민군 공동사용을 거절해 추진되지 않았다. 

이후 제주해군기지 건설 강행에 따른 도민들의 반발이 확산되면서 공군기지 여론까지 악화될 조짐이 보이자 국방부는 2006년 서둘러 제주공군기지를 남부탐색구조부대로 사업명칭을 변경하기도 했다. 

이후 남부탐색구조부대 창설 계획은 매년 5년 단위로 수립되는 국방중기계획에 포함돼 순연되고 있다. 

▲ 국방부 국방중기계획(18~22)에 남부탐색구조부대 창설 착수 시기를 오는 2021년으로 예정하면서 제2공항 건설시 공동사용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제2공항 예정지인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 전경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결국 1992년 국방부와 건교부(현 국토교통부)가 제주에 새로운 공항 건설시 민·군(民·軍)이 함께 사용토록 합의했고, 제주 성산읍 일대에 제2공항 건설 계획이 구체화 되면서 공군이 함께 사용할 것이란 우려까지 커지고 있다. 

국방부와 공군도 제주 남부탐색구조부대 창설 계획이 국방중기계획에 반영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부대 창설시 제주특별자치도와 국토부 등 유관기관과 협의를 추진해 나가겠다는 입장으로, 제2공항 공동사용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 

지난 10일 오영훈 국회의원의 대정부 질의에서도 한민국 국방장관은 ‘최근 국방부가 제주도에 남부탐색구조부대 설치를 문의했다고 한다. 공군의 성산 제2공항 이용계획이 있느냐’는 물음에 “확인이 필요하다.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고 즉답을 피한바 있다. 

제2공항 반대 온평리 비상대책위원회도 “제2공항 예정부지 면적이 496만㎡로 기존 제주공항(364만㎡)에 비해 36%나 넓다. 제2공항 확장가능성 뿐만 아니라 공군이 추진했던 공군전략기지(남부탐색구조부대)가 제2공항에 들어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국방중기계획에 따라 공군이 2021년 남부탐색구조부대를 창설하겠다는 계획은 제2공항 추진 일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며 “제주해군기지가 '민군복합항'으로 포장돼 있듯 '남부탐색구조부대'도 향후 전투부대 등 공군기지의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한 우회전술”이라고 지적했다. 

2021년 제주 남부탐색구조부대 창설이 포함된 국방부 중기계획('18~22')이 아직은 ‘페이퍼 플랜’일뿐이라는 국방부 측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제주에 공군기지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자체에 근본적인 변화는 아직까지 없다는 점에선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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