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태민 의원 “제주본사 페이퍼컴퍼니 수준” 제주예약센터 폐쇄 관련 맹비난
고태민 제주도의회 의원(애월, 바른정당)은 16일 오후 제348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제주예약센터 폐쇄 논란을 빚은 제주항공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고 의원은 먼저 제주항공 본사 주소가 제주시 건설공제회관 3층으로 돼 있는 점을 언급한 뒤 “확인해본 결과, 제주본사에는 콜센터와 제주지역본부 일부 직원만 근무하고 있어 페이퍼 컴퍼니 수준”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제주항공 홈페이지에 제주를 제외하고 김포와 인천공항을 주요 거점으로 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는 것으로 미뤄 이번 제주예약센터 폐쇄는 제주항공의 본사 이전을 위한 초석 깔기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015년 ‘제주항공’이라는 상호를 ‘AK제주항공’으로 변경하려다 도민여론이 나빠지자 취소한 점을 상기시킨 고 의원은 “제주도가 주도해 2001년부터 4년의 노력 끝에 2005년에 설립됐다. 도는 당시로서는 엄청난 규모인 50억원의 도민 혈세를 출자했다”고 제주항공과 제주도·도민과의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강조했다.
고 의원은 “항공사 이름에 ‘제주’가 붙은 사실에 자긍심을 느끼고, 심지어 공무원들은 출장 시에 제주항공 이용을 강제하면서까지 제주항공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면서 “이런 제주항공이 도민들의 의사를 무시하고 콜센터를 폐쇄하겠다고 하고 제주본사가 페이퍼컴퍼스 수준이 무슨 말이냐”고 꼬집었다.
제주도 여성이 표준어에 익숙하다는 특성을 고려해 KT나 다음, 넥슨 등은 오히려 제주에 콜센터를 두고 800여명을 취업시키고 있는 사실을 언급하기도 했다.
고 의원은 “임금수준이나 주택임차 비용 등을 고려하면, 제주에 입지하는 것이 오히려 이익”이라며 “제주콜센터를 서울콜센터와 합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제주콜센터로 통합해야 하는 것이 순리”라고 강조했다.
제주항공이 거꾸로 가고 있다는 게 고 의원이 판단이다.
그러면서 고 의원은 “사무실 내 근무조건 개선은 나 몰라라 하면서, ‘직원들의 이직이 많다 구인이 어렵다’는 탓을 하고 있다. 좋은 근무 환경을 마련하고 직원 복지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우선임에도 제주항공이 이를 위해 한 것이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다
제주항공이 이번 제주예약센터 폐쇄에 대해 ‘외주업체 문제이지 자기들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한데 대해서는 “눈 가리고 아웅 하는 무책임한 태도”라고 일갈했다.
고 의원은 “제주항공의 모태는 제주도와 제주도민”이라고 규정한 뒤 “제주콜센터 문제는 단순히 53명의 직원에 대한 고용관계 문제가 아니라 65만 도민에 대한 신뢰관계 문제로 콜센터 폐쇄는 도민에 대한 배신”이라며 “이후 나타나는 모든 결과에 대해서는 제주항공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할 것”이라는 경고했다.
특히 고 의원은 동종 업체인 에어부산이 부산에 사옥까지 짓는 등 부산시민 기업으로 사랑 받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 “제주항공은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2004년 12월 제주도와 체결한 협약서를 들여다보고, 창업 초심으로 돌아가 제주도민들의 사랑받고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해 줄 것”을 촉구했다.
한편 제주항공 측은 고 의원의 5분 발언과 관련해 “제주항공 설립에 제주도는 행정지원을, 애경은 자금을 조달하는 등 자기가 맡은 역할을 수행한 것이지 제주도가 하지 말았어야 할 일을 제주항공을 위해 일부러 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본사이전 의혹제기에 대해서는 “너무 앞서간 일방적 주장”이라며 “사명 변경도 제주도의 요구를 수용해 변경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