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니스프리, 제1회 모음포럼 개최...오름 책, 농업 인재 육성 등 프로젝트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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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열린 제1회 모음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는 김태윤 제주발전연구원 선임연구원. ⓒ 제주의소리
아모레퍼시픽 그룹의 계열사 (주)이니스프리가 100% 출연해 설립한 공익재단 ‘모음재단’이 올해 대규모 공익사업을 본격화한다. 제주다움을 지키기 위해 시작했다는 설립 취지에 걸맞게 오름의 가치를 확산시키고 위기의 농업을 살리기 위한 프로젝트의 닻을 올린다.

이니스프리 모음재단(이사장 박문기)은 16일 오후 2시 제주시 롯데시티호텔에서 제1회 모음포럼을 열고 앞으로의 사업 구상을 밝혔다.

이 날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오름 책 프로젝트. 단순히 오름의 식생이나 안내 정도를 실은 책자가 아닌 그 구체적 가치를 공유하기 위한 매개로 책 발간을 준비하기로 했다.

작년 12월 업무협약을 맺고 함께 오름 책 프로젝트를 준비중인 제주발전연구원의 김태윤 선임연구원은 이날 발표에서 “368개의 오름이 가치가 있다고 하지만 막상 오름 하나하나를 들여다봤을 때 무엇 때문에 가치가 있고, 무슨 이야기가 숨어있고, 어떤 의미를 주는지 해답을 찾기는 어렵다”고 이번 프로젝트에 동참한 이유를 밝혔다.

김 연구원은 “자연경관의 대표자산이지만 가치를 모르고 후손에게 넘겨주는 게 아니라 가치를 인식하고 가치를 발견하고 키우면서 후손들이 더 큰 가치를 돌려받을 수 있는 일환으로 책을 발간하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오름의 탄생이나 경관, 식생에 대해 다룬 책은 있었지만 오름의 뒷이야기, 관련된 사람의 이야기 등을 담은 책은 없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해안 지역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경관 사유화 갈등이 중산간까지 옮겨 붙지 않으란 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해안가의 사유화 논란의 중산간으로 번질 우려도 있다”며 “오름 보존을 지역발전, 주민소득과 연계하지 못할 때 언제까지 ‘오름을 보존해야 한다’고 볼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번 책 발간을 통해 오름을 보존하는 것이 어떻게 지역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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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열린 제1회 모음포럼. ⓒ 제주의소리

모음재단과 제주발전연구원은 책에 식생부터 이와 관련된 시대별 주민들의 이야기, 오름백일장을 통한 뽑힌 작품들, 오름별빛축제 등 다양한 이벤트 기획, 오름과 현대인을 잇는 인생이야기 등 그 가치를 관통하는 내용들을 풍부하고 구체적으로 담는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오름 탐방문화가 개선되고, 지역주민-오름탐방자-기업-연구기관이 함께하는 새로운 개념의 메세나 모델을 정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모음재단은 올해 생태 숲 조성, 오름 봉사단 운영, 제주농업리더 아카데미, 제주농업경영인 포럼, 미래 농업인재 해외연수, 감귤 대체 작목 연구 지원, 젊은 문화예술인을 위한 공모전, 문화마을 만들기 등의 사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1회성이 아닌 지역사회와 꾸준히 호흡하는 프로젝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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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열린 제1회 모음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는 박문기 이니스프리 모음재단 이사장. ⓒ 제주의소리
박문기 모음재단 이사장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사업을 진행하기에 앞서 ‘우리가 지켜야 할 제주의 가치는 무엇이고, 제주다움이란 어떤 것인가’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고 싶었다”며 “이번 포럼을 기점으로 제주 본연의 가치를 지키고 키워나가기 위한 사업들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1979년 서귀포 도순지역의 황무지를 녹차밭으로 개간하며 제주와 인연을 맺은 아모레퍼시픽은 작년 7월 이니스프리 모음재단을 설립하고 5년간 총 100억원을 제주 가치 보존을 위해 투자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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