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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영장발부 끝으로 서울중앙지법 업무 마무리...20일 제주 첫 출근 ‘형사 4단독’ 배정

삼성 79년 역사상 첫 총수 구속의 결단을 내린 한정석(41.연수원31기) 부장판사가 서울중앙지법에서 마지막 업무를 마치고 제주로 향한다.

한 판사는 2017년 상반기 법원 정기인사에 따라 2월20일자로 제주지방법원에서 업무를 시작한다. 형사4단독에 배정돼 성폭력사건과 소년 사건을 전담하게 된다.

서울중앙지법에서는 영장실질심사 전담판사를 맡았지만, 제주에서는 경력이 많은 형사1단독과 형사3단독 부장판사가 영질실질심사를 전담하게 된다.

한 판사는 서울 영동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제41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2002년 31기로 사법연수원을 수료했다. 2012년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영장 업무를 담당했다.

2015년부터 서울중앙지법에 근무하면서 영장업무를 다시 맡았다. 한 판사는 2016년 7월 넥슨 주식대박 논란에 선 현직의 진경준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을 구속시켰다.

그해 9월에는 이른바 ‘스폰서 검사’로 알려진 김형준 부장검사까지 구속했다. 두달 사이 현직검사 2명을 연이어 구치소로 보내며 법조계의 관심을 받았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가 벌어진 이후에는 주범인 최순실을 지난해 11월 구속했다. 반면 올해 1월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에 대해서는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정점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었다. 이 부회장은 최순실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지난 1월 영장실질심사에서 조의연 부장판사는 기각 결정을 내렸다.

특검은 이달 구속영장을 재청구했고 사건은 한 판사에게 넘어갔다. 한 판사는 16일 오전 10시30분부터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해 7시간30분만인 오후 6시 심사를 마쳤다.

국내 법조 역사상 휴정까지 해가며 7시간 넘게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한 판사는 장장 19시간의 검토 끝에 17일 오전 5시35분 영장을 발부했다.

故이병철, 이건희 전대 회장들도 피해간 삼성그룹 사상 첫 총수 구속의 순간이었다. 영장발부 소식이 전해지자 각종 포털사이트에는 한 판사 이름이 인기검색어로 등장했다.

법원 내부에서 한 판사는 평소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으로 알려져 있다. 재판 기록을 세밀하게 살피는 꼼꼼한 스타일이지만 결정을 내릴 때는 불같다는 평가도 따른다.

한 판사는 영장 발부 결정을 내린 17일 서울 근무를 마치고 곧바로 제주로 이동해 월요일(20일) 제주지법 첫 출근길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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