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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제주 동북쪽 해상에서 침몰한 것으로 추정되는 K호 선원 8명이 탄 해경 함정이 오후 11시께 제주항으로 입항하고 있다.

K호 실종자 1명 수색 돕던 생존 선원들 늦은 밤 제주 땅 밟아...굳게 다문 입

1시간 넘게 작은 구명뗏목에 의지해 생사기로에 섰던 278톤급 부산 선적 근해대형선망어선 K호(승선원 10명) 선원 8명이 제주 땅을 밟았다. 이들은 자신들이 처한 상황이 믿기지 않는 듯 입을 굳게 다물었다. 

제주해양경비안전서는 K호가 지난 19일 자정쯤 서귀포항에서 출항해 20일 오후 제주시 우도면에서 동북쪽으로 약 42km 떨어진 해상에서 침몰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경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29분쯤 K호 선원들이 직접 해경에 “(어선 진행 방향을 조종하는)타기가 고장 나 배가 침몰하고 있다”고 신고했고, 6분이 지난 오후 1시35분께 선박통합모니터링시스템에서 K호 신호가 사라졌다. 

이 사고로 K호 구명뗏목을 타고 바다를 표류하던 선장 김모(59.부산)씨 등 8명이 해경의 도움 요청을 받은 통발어선 Y호에 의해 오후 2시29분쯤 구조됐다.

구조된 8명 중 6명은 주소지가 부산이고, 나머지 2명은 베트남 선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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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사기로를 넘나들다 다시 뭍을 밟은 K호 선장 김씨 등 8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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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사기로를 넘나들다 다시 뭍을 밟은 K호 선장 김씨 등 8명.
구명뗏목의 경우 배가 2m 이상 침몰하면 자동으로 펼쳐지거나 어떤 사고가 발생해 배에서 탈출할 때 선원들이 직접 펼쳐야 한다. 김씨 등 8명은 직접 구명뗏목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구명조끼에 의지해 바다에 표류하던 김모(57.부산)씨도 뒤늦은 오후 3시35분쯤 해경에 구조돼 제주시 한라병원으로 긴급 후송됐지만, 오후 5시15분께 사망판정이 내려졌다. 

아직 실종된 조모(66.부산)씨의 행방은 묘연한 상태다. 

당초 선장 김씨 등 8명은 해경 함정으로 옮겨 타 해가 저물 때 쯤 서귀포시 성산항으로 입항할 예정이었지만, 이들은 민간 선박 등에 나눠 타 실종된 조씨 수색 작업에 참여했다. 

수시간 수색에 임했던 선장 김씨 등 8명은 바다에 어둠이 가득 찬 오후 11시쯤에야 제주항 7부두로 입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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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땅을 밟은 선원 8명 중 윤모씨 등 2명은 오한 증세를 보여 대기중이던 119 구급대에 의해 제주시내 병원으로 옮겨졌다.
바다에서 생사를 넘나들다 다시 땅을 밟은 이들은 자신이 처한 상황이 믿기지 않는 듯 표정의 변화가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들 주변에 몰려 사고 당시 상황을 물었지만, 떠올리기 싫은 기억인지 입을 굳게 다물었다.   

이중 윤모(59·부산)씨 등 2명은 오한 증세를 보여 대기중이던 119 구급차를 타고 곧바로 제주시내 병원으로 후송됐다.

선장 김씨 등 6명은 K호 선사 측에서 준비한 승용차 2대에 나눠타고, 도내 한 숙소로 이동했다. 

해경은 김씨 등 8명이 휴식을 가진 뒤 자세한 사고 경위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다. 

21일 0시 현재 사고 추정 해역의 파도는 3~4m로 다소 높게 일고 있지만, 다행히 풍랑주의보는 해제됐다.  

현재 3000톤급과 1500톤급 해경경비함정 2척이 사고 추정 해역에서 실종된 조씨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또 K호와 같은 선사 어선 2척도 함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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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사 측이 마련한 승용차를 타고 자리를 떠나는 선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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