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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목숨 끊고 나흘만 다른 직원 유해가스 흡입...수사차질 우려 ‘최종 입건 규모 관심’

제주 소방공무원 비리 관련 조사를 받던 공무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을지 나흘만에 또 다른 직원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검찰과 경찰이 당혹해 하고 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17일 서귀포시 성산읍 한마을 도로에서 제주동부소방서 소속 강모(50.소방령)씨가 유해가스를 흡입하려다 행인에 의해 발견돼 치료를 받고 있다.

강씨는 뇌물수수 혐의로 이미 구속기소 된 부하직원 또 다른 강모(37.소방장)씨의 사건에 연루된 의혹으로 지난해 말 경찰 조사를 받은 인물이다.

사건이 검찰로 넘어가면서 강씨는 이달 초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다시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신분이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나흘 앞선 13일에는 비슷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제주도소방안전본부 소속 장모(50.소방위)씨가 자신의 집에서 독성물질을 마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수사기관에 따르면 두 사람은 이미 구속기소 된 강씨와 비교해 범죄 혐의점이나 가담정도가 크지 않은 인물들이다. 일부는 변호사까지 선임해 이 같은 내용을 인지하고 있었다.

공교롭게도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은 공무원들이 연이어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수사기관은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에서 우선 송치한 사건에 대해서는 공무원 7~8명을 불러 조사를 마쳤다”며 “추가 소환조사 등의 통보도 없었는데 이 같이 일이 발생해 안타깝다”고 전했다.

지난 14일자로 구속기소 된 강씨는 2012년 2월부터 2016년 5월까지 면체소독기 등 소방장비 입찰관련 정보를 사전에 납품업체에 제공해 낙찰을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강씨는 낙찰 조건으로 소방업체 관계자 2명으로부터 2400여만원을 받아 챙기고 허위공문서를 작성하는 방식으로 장비구입 관련 국고 1600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도 있다.

경찰은 강씨의 비리사건을 중심으로 조직 내부에 조력자나 이를 방관한 직원들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계속 진행중이다. 담당 공무원에 대한 소환조사도 이어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송치한 사건과 별도로 납품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를 계속 진행할 것”이라며 “소방 내부의 조직적인 비리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조사가 필요하다”며 말을 아꼈다.

애초 부하직원의 개인비리라는 입장을 밝혔던 소방안전본부는 수사 확대에 직원들이 극단적 선택까지 이어지자 침통한 분위기다.

황기석 제주도소방안전본부장은 강씨의 비리사건 수사 초기 출입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조직 내부가 아닌 직원 개인의 비리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소방 관계자는 “직원들이 줄줄이 수사기관에 출석하고 비보까지 전해지면서 그야말로 최악의 분위기”라며 “다들 빨리 수사가 마무리 되길 바라는 마음 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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