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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카로스의 감옥>의 저자 문영심 작가가 22일 오후 7시 제주벤처마루 10층에서 열린 북콘서트에 참석해 제주도민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이카로스의 감옥> 저자 문영심 제주서 북콘서트...의도적 침묵과 비겁함을 향한 그의 외침

박근혜 정권 출범 당시 김재규 평전 <바람 없는 천지에 꽃이 피겠나>를 펴내며 이목을 끈 문영심 작가가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을 파헤친 <이카로스의 감옥>을 들고 제주를 찾았다.

민중연합당 제주도당 준비위원회와 이석기의원 내란음모사건피해자 한국구명위원회는 22일 오후 7시 제주벤처마루 10층에서 ‘이카로스의 감옥 북콘서트’를 열었다.

현장에는 강우일 천주교 제주교구장과 임문철 신부, 고희범 전 한겨레신문 사장, 이상규 전 통합진보당 국회의원, 김근래 전 통합진보당 경기도당 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카로스의 감옥>은 김재규 평전과 유우성 서울시공무원 간첩조작 사건의 이야기를 담은 <간첩의 탄생> 등을 펴내며 이른바 문제적 작가가 된 문영심씨의 또 다른 기록이다.

이카로스는 하늘 높이 날지 말라는 아버지의 경고를 잊은채 태양 가까이 날아가다 에게해에 떨어져 죽는 그리스 신화 속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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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우일 천주교 제주교구장이 22일 오후 7시 제주벤처마루 10층에서 열린 <이카로스의 감옥> 북콘서트에 참석해 이야기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혁명조직(RO)을 만들고 사회주의 혁명을 도모했다는 이유로 내란음모와 선동,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아 복역 중인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국회의원을 빗댄 말이다.

가족과 지인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문 작가는 또다시 역사 기록 작업에 나섰다. 막대한 분량의 재판 자료를 분석하고 인터뷰와 취재를 통해 지난해 10월 책을 펴냈다.

강우일 주교는 그를 향해 “보통 용기 없이는 쓸 수 없었을 것이다. 어떤 불이익이 닥칠지도 모르는 대한민국 상황에서 힘든 고뇌의 시간을 보내며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 역시 세상의 편견이 두려웠다고 말했다. 진보매체라는 국내 대표 언론사들마저 서평을 외면했다. 왜 또 힘든 길을 가려 하느냐는 어머니의 푸념도 들어야 했다.

“얼마나 욕을 많이 먹을까. 두려웠죠. 그런데 책을 쓰고나니 오히려 비난하는 말들이 없어서 유감이었습니다. 항의하는 사람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두려운 것은 침묵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죠. 의도적 침묵과 우리 사회에 만연한 비겁함을 느꼈습니다”

작가는 이석기 전 국회의원의 내란음모 혐의에 대해 2015년 1월 대법원이 무죄확정 판결을 하기까지 박근혜 정권의 종북몰이와 언론의 왜곡 보도에 대한 실상을 폭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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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카로스의 감옥>의 저자 문영심 작가가 22일 오후 7시 제주벤처마루 10층에서 열린 북콘서트에 참석해 제주도민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내란음모는 실체가 없어요. 결국 대법원에서도 무죄 판결이 났죠. 통진당의 부정경선을 시작으로 박근혜 정권의 끊임없는 공격으로 결국 정당은 해산 되는 상황이 됐어요. 그 이면의 진실을 밝혀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상규 전 의원은 책 속의 주인공은 이석기 전 의원이지만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양심적 국민들과 고뇌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아냈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만기출소 한 김근래 전 부위원장은 “국정원의 조작과 기획에 의해 사건이 만들어졌다는 객관적 사실을 확인시켜 줬다. 대단히 큰 감동을 선사한 책”이라고 평가했다.

작가는 ‘책을 읽는 사람은 수천번의 삶을 살 수 있다, 그렇지 않은 사람은 한번의 인생을 살 뿐’이라는 <왕자의 게임> 원작가 조지 R. R. 마틴의 말을 인용하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현대인들은 검색은 하지만 사색은 하지 않아요. 책을 읽으면서 다른 사람들의 삶을 공감하는 습관을 잃어가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작가가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는지 알려준 고마운 책입니다. 독자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돌려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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