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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공개된 숨진 장씨의 유서.

제주 소방비리 혐의 검찰조사 중 음독자살 소방공무원 유서...억울함 절절 토로

소방 비리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현직 제주도 소방공무원의 유서가 23일 공개됐다. 유서에는 소방 비리에 자신이 연루된 것이 억울하다는 주장이 담겼다.  

지난 13일 오전 9시20분쯤 제주시 회천동 한 주택에서 제주소방서 소속 장모(50) 소방위가 쓰러진 채 발견됐다. 곧바로 119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을 거뒀다.

장씨는 유서를 통해 “아. 힘들다. 소방관 해먹기. 내가 이런일에 연루될 줄이야...핑계라고들 하겠지”라고 운을 뗐다. 

이어 “사태의 심각성도 모르고, 가만히 있다가 검찰조사 (받은)후 한시라도 제대로 잠은 안오고. 역시 죄지으면 못살아”라며 “오직 퇴직금, 연금만 바라보고 살아왔던 녀석이 그깟 비행기표 값? 왜 내 것은 압수수색하지 않았을까”라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또 “제가 죽으면 검사님은 꼭 제가 사는 집에 들러 사는 꼴을 보십시오. 부탁드립니다. 남들처럼 잘 살지도 못하고...뇌물 받아 처먹은 놈처럼 보지 마시고”라며 “비행기표값 없어서 안냈겠나. 계좌 문자로 찍어줘라 그렇게 얘기했건만”이라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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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공개된 숨진 장씨의 유서.
장씨는 또 유서에 “난 참 바보다. 유서는 짧아야 하는데... 왜 이리 길까. 검사님이 원하는 윗선 찾으려고 으름장 놓고. 난 그런 막막한 분위기에 위축된다. 억울한 건 풀어야겠습니다. 죽음으로 답합니다. (소방비리) 조사에 임하시는 분들 다 얘기하세요”라고 썼다.

이와 함께 “직원 여러분 저 그렇게 더러운 놈 아니에요. 공짜 안 좋아하고, 부인 포부가 얼마나 큰데... ‘공짜 좋아하지 말고, 먼저 계산해’라고 시키는데요. 비행기 값은 늦게라도 다 갚았습니다. 이제 빚은 없습니다”라고 억울함을 주장했다. 

경찰에 따르면 장씨는 소방장비 납품 비리 수사과정에서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 강모(36)씨 사건과 관련해 참고인 신분으로 두 차례 조사를 받았다.

예산과 물품계약 업무 담당인 강씨는 2012년 2월부터 2016년 5월까지 면체소독기 등 소방장비 입찰관련 정보를 사전에 납품업체에 제공해 낙찰을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장씨는 구속된 강씨가 허위공문서를 작성하는 과정에 연루됐는지 여부로 경찰과 검찰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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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공개된 숨진 장씨의 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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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공개된 숨진 장씨의 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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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공개된 숨진 장씨의 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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