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경제대토론] 오훈성 연구위원 “관광객 3000만명, 제주는 감당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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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열린 2017년 제주경제활성화 도민 대토론회에서 발표에 나선 오훈성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 ⓒ 제주의소리
제주로 쏟아지는 관광객들을 이제는 적절하게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쉽게 올 수 없는 곳’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개별관광객에 맞춘 고품격 관광에 집중해야 한다는 얘기다.  

제주도가 주최하고 제주상공회의소(회장 김대형)가 주관한 ‘2017년 제주경제활성화 도민 대토론회’가 23일 오후 2시 롯데시티호텔에서 열린 가운데 오훈성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제주관광의 미래 발전방향’을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오 연구위원은 “섬에 공간은 한정돼 있음에도 방문객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실질적으로 제주도가 한정된 공간에 대한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관광객 3000만명이 들어왔을 때 제주가 감당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고 본다”며 “그렇다면 들어오는 관광객들에 대한 퀄리티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저가가 아닌 고가 관광으로 가야 한다”며 “누구나 가는 관광지가 아니고 살면서 죽기 전에 한 번 가야하는 관광지로 포지셔닝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이제는 수용력에 대한 고민을 해야한다”며 “제주가 아무 때나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라 사전에 예약해야 하고, 입장료도 내야하는 곳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되면 지출한 관광객들도 행복감이 높아지고 재방문율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맞물려 패키지 관광을 지양하고 개별관광객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올레길, 한달살이 열풍 등 일상이 관광지가 되는 생활관광, 자연스럽게 대중관광에서 특수목적 관광으로 가고 있다”며 “그런데 최근 중국 관광객들이 들어오면서 시장의 판도가 모호해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무비자를 통해서 많은 관광객들이 저가로 들어오는데, 이는 관광시장에서는 초기단계의 시장”이라며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볼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드 배치를 둘러싼 갈등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가령 한국 전체는 개별관광객(FIT) 비율이 60~70%인 반면 제주는 FIT보다 패키지 투어가 더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이밖에도 △제주만의 도시 디자인 도입 △맞춤형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IT 기반 플랫폼 구축 △신규시장인 대만 관광객 유치 전략 추진 등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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