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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차 촛불집회] 참여인원 더 늘어 1200여명 ‘성황’...“탄핵 까지 촛불은 계속 타오른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속에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4주년을 맞았지만 제주에서는 정권 퇴진을 촉구하는 18번째 촛불이 더욱 활활 타올랐다.

제주지역 10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박근혜 정권 퇴진 제주행동은 25일 오후 6시 제주시청 민원실 앞에서 ‘박근혜 즉각퇴진 제18차 제주 촛불집회’를 열었다.

현장에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지난주보다 200명이 늘어난 주최측 추산 1000여명이 시민들이 동참했다. 청소년들과 대학생 커플, 신혼부부, 어르신 등 참여층도 다양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지 정확히 4년째인 이날 제주시민들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에 한목소리를 냈다. 박근혜 즉각 퇴진 등이 적힌 빨간 플래카드도 대거 등장했다.

세월호 진상규명과 조속한 이양을 촉구하는 노란리본 네온사인과 5.16도로 명칭 변경을 위한 현수막, 제주 제2공항 철회를 위한 대형 홍보물 등도 시민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집회에 앞서 행사장 천막에서는 탄핵과 탈핵이 적힌 나눔풍성 배부와 5.16도로명 개정 서명운동, GMO(유전자변형식품) 반대 서명, 생협의 어묵나눔 행사가 열려 관심을 끌었다.

본 행사에서는 김경훈(56) 시인이 무대에 올라 ‘나는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원한다’는 제목의 시를 낭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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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이 나라에 자유가 없다면 나는 국기에 대한 맹세를 하지 않을 것이다
나의 자유의지가 아닌 맹세는
강요이자 구속이고 나에 대한 모독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 나라에 정의가 없다면
나는 애국가를 부르지 않을 것이다
정의가 없는 애국은 강제된 국가주의
나는 그런 나라를 사랑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나는 이 나라가
태극기 몸에 휘두르고
성조기 우러르며 일장기 가슴에 품은
그런 족속들의 나라가 아니다
나는 이 나라가 애국가 고래고래 꽥꽥 부르며 빨갱이 종북 타령이나 하는
그런 얼빠진 인종들의 나라가 아니라
한 줌도 안되는 것들의 농단으로
국제적으로 쪽팔리는 나라가 아니라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
민중이 주인 되는 위풍당당한 대한민국을 원한다 

나는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원한다
나는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통일한국을 원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촛불을 들고 있다
이 촛불 속에 그런 나라 그런 세상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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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발언에서는 관광차 제주를 찾은 최병태 (53.경기도 오산)씨와 박현성(53.부산)씨가 연이어 무대에 올라 변화된 대한민국을 외쳤다.

최씨는 “오늘 우도 관광을 즐기다 제주시에서 촛불집회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왔다”며 “광화문에도 14번이나 갔지만 제주에 이렇게 많은 분들이 함께 할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에게는 국민을 섬기는 대통령이 필요하다. 국민을 우롱한 박근혜 대통령을 반드시 감옥으로 보내야 한다”며 “국민들이 힘을 합쳐 민주주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씨는 “박근혜 대통령의 거짓말로 국민들이 힘들어하고 있다”며 “힘 있는 사람들이 오히려 자기를 부정하며 두려워하고 있다. 우리 힘으로 잘못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도민인 이태경(39)씨는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을 뽑아서 지금껏 힘들어 하고 있다. 부정부패도 좀 적당히 해먹야지, 박근혜 대통령도 최순실 사태로 난리가 났다”고 꼬집었다.

이씨는 “세월호의 경우 시신을 찾지 못한 9명 중 1명은 제주로 이사를 오려던 아주머니였다”며 “나라는 대체 해준 것이 없다. 우리가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자”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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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발언이 끝나고 민중가수 김영태씨의 공연과 곶자왈 작은학교 학생들의 오카리나 연주가 이어졌다. 2부 행사로 참가자들은 촛불을 들고 제주시 대학로를 행진했다.

제19차 촛불집회는 오는 3월4일 오후 6시 제주시청 민원실 앞에서 어김없이 열린다. 3.8여성의날을 겸한 부대행사는 오후 5시부터 펼쳐진다.

이날 행사에는 촛불집회에서 ‘시대유감 2016’을 선보인 가수 조PD와 그룹사운드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석한 허클베리핀 등이 함께할 예정이다.

박근혜정권퇴진제주행동은 집회 다음날인 5일 오후 1시부터 제주시 한라체육관에서 ‘촛불에서 한걸음 더’를 주제로 제1차 제주도민 원탁토론회를 개최한다.

이날 토론회는 박근혜 정권의 퇴진을 이어온 촛불광장의 성과를 이어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각계각층의 의견을 반영해 15개 분야, 45개 주제로 토론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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