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현숙 제주시 기초생활보장과 생활보장담당

역시 그 곳, 제주시 봉개매립장은 쓰레기와의 전쟁을 실감케 했고 특히 악취와 열악한 환경 안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노고가 절실히 느껴졌다. 다행히도 일하시는 분들은 한결같이 씩씩하신 모습으로 아주 부지런히 맡은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봉개매립장에는 불에 안타는 쓰레기가 매립되는 ‘매립장’과 재활용품을 선별 처리하는 ‘리싸이클링센터’, ‘소각장’ 음식물 폐기물을 처리하고 퇴비를 생산하는 ‘음식물자원화센터’ ‘음식물류 폐기물 소멸화 처리장’ 등으로 운영되고 있다.

매립장 현장을 직접 둘러보니 악취와 열악한 환경을 이겨내며 곳곳마다 맡은 역할을 척척 해내고 있었다.

요일별 배출제 시행 이전에는 매립장 진입을 위하여 청소차량이 3시간 이상 대기한다고 했는데, 요즘은 조금 여유가 있어 보였다. 우리가 견학 간 날은 화요일라 월요일에 배출된 플라스틱 한 가지만 가지고 선별작업을 하니 훨씬 수월해 보였다.

요일별 배출제 시행 전에는 마구잡이식 배출 및 혼합수거가 이루어져 매립장내 재활용품을 선별하는 리싸이클링 센터의 일손이 얼마나 바빴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불에 안타는 쓰레기 등을 땅속으로 묻는 매립현장은 거대한 쓰레기 산 형상을 하고 있었고, 침출수는 땅으로 스며들면 안 되기 때문에 따로 모아 하수처리장으로 보내고 있었으며, 독성이 강한 침출수는 완전히 덮인 곳에서 관리되고 있었다. 매립이 완료되면 훗날 이곳도 제주노형미리내축구장, 서울월드컵경기장(옛 난지도) 같은 친환경 생태공원으로 재탄생되지 않을까.......

불에 타는 쓰레기 소각현장은 1일 평균 220톤 이상이 반입되고 있는데 처리용량 한계로 130톤을 소각하다 남은 나머지 90여톤은 고형연료체로 매립지에 계속 쌓아두며 보관했다가 막대한 비용을 들여 육지부 소각장에 위탁하여 처리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도내 사용 중인 매립장은 봉개매립장을 비롯하여 동부, 서부, 추자, 우도, 색달, 남원, 성산, 표선매립장 9곳이다. 도내에서 가장 큰 봉개매립장 등 대부분 매립장들이 2018년 내에 가득찰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동복리에 위치할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가 준공되면(매립장 2018년 5월 준공, 소각시설 2019년 2월 준공) 제주도내 모든 쓰레기는 이곳에서 일원화하여 처리될 계획인데 건립 추진마저 순탄하지 않아 향후 쓰레기 대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한다.

매립장 곳곳을 견학하는 내내 ‘쓰레기 줄이기 실천’ ‘요일별 배출제 실천’ ‘일회용품 안 쓰기’ ‘음식물쓰레기 물기 빼고 배출’ 등등…. 그동안 등한시 했던 쓰레기관련 생활습관을 다시 한 번 되짚어보면서 철저히 실천 해보겠다는 다짐을 수 없이 하게 되었다.

봉개매립장 견학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쓰레기에 대한 많은 생각들이 오버랩 되었다. 누구든지 매립장 현장을 견학한 후에는 쓰레기 줄이기와 요일별 배출제 이행, 일회용품 사용안하기에 대한 각오가 새로워 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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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숙 제주시 기초생활보장과 생활보장담당. ⓒ 제주의소리
각 단체와 학교, 어린이집 등에서도 체험프로그램으로 ‘봉개매립장 견학’을 상설화하여 쓰레기를 줄이고 제대로 분리 배출하는 생활습관이 몸에 배도록 노력하는 기회로 활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지만 ‘현장에 답이 있었기 때문’이다.  

먼지와 악취로 둘러싸인 현장에서 매립장의 생생한 실태와 쓰레기 처리 현황에 대하여 열성적으로 설명해주신 김병수 소장님과 맡은 분야에서 열심히 근무하시는 직원 분들께 감사함과 그 노고에 박수와 격려를 보낸다. / 김현숙 제주시 기초생활보장과 생활보장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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