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경제와관광포럼-렉쳐 시리즈] 입 웨이 키앗 주한 싱가포르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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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열린 ‘제87차 제주경제와관광포럼’에 입 웨이 키앗 주한 싱가포르 대사가 강연에 나섰다. ⓒ 제주의소리

제주가 추진 중인 국제자유도시의 대표적 롤 모델로 꼽히는 싱가포르의 주한 대사가 제주만의 특성을 반영한 추진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의 사례를 잘 이해하되, 제주만의 길을 선택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제주상공회의소(회장 김대형), 제주도관광협회(회장 김영진), 제주평화연구원(원장 서정하)가 주관하고 제주도·제주농협·제주은행·제주도개발공사가 후원하는 ‘제87차 제주경제와관광포럼’이 10일 오전 7시 제주 칼호텔에서 개최됐다.

‘제주 렉쳐 시리즈’의 두번째 특강을 겸해 열린 이번 포럼에는 입 웨이 키앗(YIP Wei Kiat) 주한 싱가포르 대사가 연단에 섰다.

면적이 제주도의 40% 밖에 되지 않는 도시국가 싱가포르. 그는 가진 자원도, 내수시장도 없는 조그마한 이 나라가 선진국 반열에 올라선 비결을 풀어놓았다.

그는 1965년 말레이시아로부터 독립했을 당시 싱가포르의 상황을 설명하며 “글로벌 도시로 만든다는 건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였다”며 “배후지나 원자재가 없고 큰 국내시장이 없다는 게 치명적이긴 하나 넘을 수 없는 핸디캡이라고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수출 위주의 전략, 외국투자자 유치, 개방과 자유화를 모토로 노동집약적인 산업을 첨단산업, 금융산업으로 전환했고 지금은 교통, 물류, 금융, 석유거래, 국제중재의 세계적 허브로서 일인당 국민소득이 5만6000불이 넘는 세계 최고의 국가 경쟁력을 갖춘 나라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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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열린 ‘제87차 제주경제와관광포럼’에 입 웨이 키앗 주한 싱가포르 대사가 강연에 나섰다. ⓒ 제주의소리

그는 “해외인재들은 싱가포르의 발전에 참가해 노동력과 경제에 활력을 더해줬다”며 “우리는 자원이 없는 만큼 가진 건 사람 밖에 없었다. 싱가포르 정부가 장기적인 인재개발 계획을 세우고 실행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제자유도시를 추구하는 제주와 싱가포르 간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제주가 자기만의 길을 발견해야 한다”는 조언을 건넸다.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제주형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국제(자유)도시를 구축해나가는데 하나의 규칙이나 일련의 공식은 없다. 그 도시 고유한 특성에 달려있다”며 “싱가포르의 경우 지리적 위치와 다문화사회가 중요한 (고려)요소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싱가포르 체제의)단점은 국제사정이 악화되면 기댈 수 있는 전략적 완충장치나 내수시장이 없는 것”이라면서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와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위기 때 이것이 명백히 드러나 싱가포르는 경제침체에 빠졌다”고 말했다.

또 “리콴유 초대 총리는 국내산업을 보호하고 싶었으나 보호할 게 없었다”며 “유일한 생존의 길은 외국인이 와서 우리를 도와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제주가 국제도시로 향하는 길에 우리가 했던 선택을 잘 이해해 도움이 되길 바란다”는 말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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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열린 ‘제87차 제주경제와관광포럼’에 입 웨이 키앗 주한 싱가포르 대사가 강연에 나섰다. ⓒ 제주의소리

입 웨이 키앗대사는 영국 런던정치경제대(LSE)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포드대학교에서 국제정책학 석사를 취득했다. 1993년부터 싱가포르 외무부에 재직하면서, 말레이시아와 브루나이 담당 부국장, 정책기획분석 담당관, 주태국 싱가포르대사관 영사, 주베이징 싱가포르대사관 부대사겸영사, 주상하이 싱가포르총영사관 총영사를 역임했다.

2012년 싱가포르 외교부 동북아국장 재직시 한국 업무를 총괄하였고, 2014년 8월 주한 싱가포르대사로 부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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