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헌혈증 기부가 희망이 됐습니다 / 김영정(한국공항주식회사 근무)

작년 12월 아버지가 골수암 진단을 받은 이후 그야말로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한창 젊으신 나이에 언제든지 건강에 자신있다면서 한라산, 오름, 올레길을 자주 다니시던 아버지셨는데, 작년 가을에 빈혈, 몸살이 있다더니 검사 결과 암진단을 받았습니다. 그 이후부터 지금까지 아버지는 물론 저희 가족들은 암과의 전쟁 속에서 한시도 마음을 놓지 않고 지내고 있습니다.

암 발견 이후 지금까지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항암 치료를 계속 진행하고 있습니다. 골수암은 증상으로 백혈구가 암세포로 변해 골수에서 증식하여 피를 생성하는 기능을 약화시킵니다. 그래서 평소에도 수혈을 받아야 하며, 특히 항암 치료 기간에는 하루에도 1~2팩의 수혈을 받아야 할 정도로 많은 피가 필요합니다. 치료가 장기적으로 갈수록 많은 피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그런데, 최근에 이러한 사정을 알게 된 회사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헌혈증서 24장을 모아 주셨고, 또 3월 3일에는 적십자 헌혈버스가 제주공항 계류장안으로 들어와서 현장에서 직접 헌혈 캠페인을 벌여주셨습니다. 공항내 저희 회사를 비롯하여 대한항공, 아시아나에어포트(주), (주)샤프, 한국공항공사, (주)지원 등 여러 회사 직원들이 동참해 95장을 모아 주셨습니다.

특히 같이 공항에 근무하고 있다는 것만으로 헌혈증 50장을 주신 ㈜샤프의 송종성님을 비롯해 <제주의소리>의 기사를 보고 무려 150장의 헌혈증을 기부해 주신 기부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버님도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하시며, 용기를 갖고서 골수암을 물리치고 다시 건강을 찾겠다고 의지를 확고히 하고 계십니다. 헌혈 도움은 저희 아버님과 가족들에게 더욱 큰 용기를 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특히 제주공항내 여러 회사 직원분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서 도움을 주신 것은 너무나 감동적이라 하겠습니다. 한편으로는 미안한 마음이 앞서지만 저희 가족들에게 많은 물질적, 정신적 도움을 주신 제주공항 직원 여러분의 따뜻하고 아름다운 마음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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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공항 김영정 씨.
제주사회가 너무나 따뜻한 인정이 넘쳐흐르고 있는 것 같아 저희 가족들은 더욱 희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아름다움이 저희 가족은 물론 모두에게 희망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을 갖습니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김영정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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