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C 대학생아카데미] 모험가 윤승철 “조급함 대신 조금 여유있게 세상 둘러보자”  

중학교 시절 한쪽 발에 큰 부상을 입어 키 성장이 멈추고, 별의별 발품을 팔아 사막 마라톤 비용을 마련하고, 궁금하다는 이유만으로 무인도로 떠난 20대 청년 모험가 윤승철 씨. 그는 제주 대학생들에게 ‘재미’를 강조했다. 누군가에 떠밀리듯 ‘젊을 땐 이런 저런 걸 해야 한다’는 것이 아닌, 자신이 재밌어 하는 무언가부터 해보자고 응원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주최하고 제주대학교, <제주의소리>가 공동주관하는 ‘JDC대학생아카데미’ 2017학년도 1학기 두 번째 강연이 14일 오후 2시 제주대 공과대학 3호관 강당에서 열렸다. 이날 강연은 청년 모험가 윤승철 씨가 ‘사막과 무인도에서 살아남기’라는 주제로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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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대 모험가 윤승철 씨가 14일 JDC대학생아카데미 올해 1학기 두 번째 강연자로 나섰다. ⓒ제주의소리

1989년생인 윤 씨는 중학교 2학년 시절 왼쪽 발 정강이가 심하게 부러지는 사고를 당했다. 성장판도 망가졌고 심한 평발에 하지정맥류 증상까지 있다. 

그는 “대학교 문예창작과에 입학해 어느 날 소설을 써오라는 과제를 받았는데 소재를 찾던 중에 사막마라토너의 사진을 봤다. 그 모습이 너무 멋졌다”고 사막마라톤에 뛰어든 계기를 설명했다.

자신이 달리는 상상을 하며 5년만에 재활치료에 돌입한 그는 1년 재활치료 끝에 15~20km를 뛰는 수준까지 회복했다. 자신의 의지를 기르기 위해 해병대에 입대하고 사막마라톤 대회까지 잇달아 참여하면서 모험가의 길로 뛰어든다.

사막마라톤 참가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100군데 넘는 기업에 후원 요청 메일을 보냈고 강남역 출구에서 꽃을 팔며 후원금을 모았다. 그렇게 사하라사막, 아타카마사막, 고비사막, 남극을 완주하면서 가장 어린 나이에 전 세계 사막 마라톤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거친 사막과 냉혹한 남극까지 누비며 다른 세상을 경험한 윤 씨는 무인도로 눈길을 돌렸다. 계기는 단순했다. 보드게임 ‘부루마불’을 하면서 무인도에 대한 궁금증을 가졌고 호기심만으로 무인도로 떠났다. 블로그와 SNS를 통해 활동이 알려지면서 한 달에 한 번씩 무인도로 떠나는 ‘이카루스 무인도 탐험대’와 ‘무인도·섬테마연구소’, 도움이 필요한 섬을 찾아가 봉사활동을 하는 ‘섬청년탐사대’가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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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록치 않은 여건에도 맨땅에 헤딩하듯 하고 싶은 것을 하나씩 해낸 윤 씨.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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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 씨의 강연에 웃음짓는 대학생들. ⓒ제주의소리

윤 씨는 “여기 있는 대학생들도 그렇고 많은 청년들은 ‘나는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고,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이야기한다. 다이어리에 고민을 써봐도, 인터넷 카페를 뒤져봐도 답이 안 나온다. 나도 그랬기 때문”이라며 “그럴 땐 간단하게 생각해보자. 친구랑 수다를 떨면서, tv를 보면서, 책을 보면서 ‘저거 재미있겠다’, ‘하고 싶다’ 생각 들게 하는 것이 있다. 그런 것들을 놓치지 말자”고 강조했다.

더불어 “몸도 좋지 않은데 이겨낼 수 있을까? 고민되면 발 하나가 망가진 내 사연을 떠올리고, 돈도 없는데 가능할까? 걱정되면 노상에서 꽃까지 팔았던 내 경험을 기억해라. 아이디어가 없다면 부루마불하다가 무인도로 떠난 걸 생각해라. 내 꿈이 무엇인지 고민될 때 조급하지 말고 조금 여유 있게 우리 곁을 지나는 여러 가지부터 놓치지 말자”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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