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국제전기차엑스포] e-바이크로 도전 나선 히든챔피언들, 도민 맘 사로잡을까?
2030년까지 제주를 탄소 없는 섬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은 현재 37만대 가량의 차량을 100% 전기차로 대체한다는 게 골자다. 그러나 유입 인구와 관광객 증가세를 감안하면 차량이 더 늘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이것만 보면 교통혼잡과 주차난의 해결이 난망하다.
‘카본프리 아일랜드 2030’ 프로젝트의 안착을 위한 e-모빌리티로서 전기자전거가 주목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제주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일대에서 열리고 있는 제4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International Electric Vehicle Expo, IEVE) 기간 주행사장인 여미지식물원 전시장 한 켠에는 전기자전거를 위한 부스가 마련됐다.
관람객들에게 가장 인기를 끈 곳 중 하나는 (주)엘케이웨이(LKWAY)의 팻 바이크(fat bike).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에 위치한 제주 기업 엘케이웨이의 제품은 바퀴가 두꺼운 게 특징이다. 비포장도로, 오르막길, 모랫길, 산길, 울퉁불퉁하거나 굴곡진 바닥이 많은 제주지형에 최적화된 자전거다.
2012년 IT기업으로 첫 발을 디뎠던 엘케이웨이는 작년 4월 야심차게 전기자전기 시장에 뛰어들었다. 최적화된 제주형 이동수단이 될 수 있다는 비즈니스적인 기회를 노린 동시에 ‘카본프리 아일랜드’라는 제주의 지향점과 동행할 수 있다는, ‘더 큰 제주’를 위한 생각에서였다.
언덕이 많고 자전거도로가 제대로 조성되지 않은 제주에서는 필요한 순간 동력을 제공해 부담을 덜어주는 전기자전거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했다.
엘케이웨이의 제품은 자체 배터리 동력만으로 25km까지 속력을 낼 수 있으며, 주행거리는 40km에서 페달로 힘을 실어줬을 경우 최대 80km까지 가능하다. 배터리를 분리해 보통 가정용 220v 콘센트에 연결하면, 방전상태에서도 4시간이면 충전이 완료된다. 가격은 150~170만원대 선이다.
무모해보였던 도전이지만 서서히 입소문을 타고 성과를 내고 있다. 작년 8개월 동안 100대가 넘는 전기자전거 판매에 성공했다.
현홍준 대표이사는 “제주지역 가정에 적어도 집집마다 자전거는 한 대 이상 있는데 제대로 사용되고 있지 못한 게 현실”며 “전기자전거에 대한 관심과 긍정적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전기자전거를 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현 대표이사는 “제주가 유명 관광지인 만큼 각 마을과 전기자전거 렌탈 사업도 함께해 지역 기업과 마을이 함께할 수 있는 서비스 사업도 고려하고 있다”며 전기자전거를 통해 ‘카본프리 아일랜드’에 일조하는 것은 물론 지역과의 상생에 힘을 보태고 싶다는 뜻도 내비쳤다.
(주)에이치엔이(H&E)의 ‘e-런 휠(e-RUN WHEEL)’도 관람객들에게 인기였다. 이들은 전기자전거를 팔지는 않는다. 대신 일반자전거를 전기자전거로 전환 시켜주는 ‘키트(kit)’를 판매한다.
일반자전거 뒷바퀴에 이 키트를 장착하면 동력을 얻을 수 있는 전기자전거로 탈바꿈한다. 모터, 컨트롤러, 배선과 센서, 배터리가 외부 연결선 없는 하나의 원통형 박스 안에 다 들어있다. 330W의 기어 모터에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했으며 실시간으로 배터리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무게는 3.6kg, 충전시간도 최대 2시간 30분 남짓이다. 가격은 60만원대.
오는 5월 제주를 포함한 전국에 대리점을 열 계획이다.
이도환 에치엔이 신사업팀장은 “원래 자전거의 디자인을 그대로 유지한 채 전기자전거로 바꿀 수 있다는 게 특징”이라며 “현재 전기자전거의 프레임이 투박하고 무거워 거부감이 들 수가 있는데, ‘e-런 휠’은 기본 성능이 전기자전거와 차이가 나지 않으면서 이 같은 심리적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는 게 매력”이라고 말했다.
이번 엑스포에서는 이밖에도 리콘바이크의 도시형 고성능 전기자전거, 엠피맨코리아의 전동 킥보드, 시엔케이의 전기오토바이 등 다양한 종류의 e-모빌리티가 선보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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