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국제전기차엑스포] “말이 단순한 이동수단 아니었듯, 전기차도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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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4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말과 제주와 미래산업' 세션에 참가한 패널들. ⓒ 제주의소리

엔지니어가 아닌 인문학자들이 전기차를 논하자 또 다른 ‘발견’이 이어졌다. 제주 말의 역사는 제주의 미래산업이 가야할 방향을 제시하는 큰 거울과도 같았다.

제4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International Electric Vehicle Expo, IEVE)의 마지막 날인 23일 오후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는 콘퍼런스의 대미를 장식하는 ‘말과 제주와 미래산업’ 세션이 진행됐다. 허남춘 한라산생태문화연구소장이 좌장을 맡은 토론에서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중세시대 제주 경제를 지탱했던 말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는 전기차는 의외의 연결고리가 많았다. ‘말의 시대’ 제주가 ‘카본프리 아일랜드 2030’을 추진하고 있는 오늘날 제주에 주는 메시지는 분명했다.

김태윤 제주발전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전기차를 내연기관과 다른 동력원 정도의 차원에서만 접근하게 되면 전기차를 통한 성장의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전기차의 미래를 4차 산업혁명과 연계해 제주의 미래 전략을 찾아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연구위원은 “현재 전기차의 보급 확대 부분만 논의가 많이 되고 있는데, 전기차와 연관된 다른 산업과의 연계, 지역경제를 뒷받침할 수 있을만한 연구기반을 쌓아놓는 데 대해서도 노력해야 한다”며 “과거 제주에서 말이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었듯, 전기차를 통해 제주에서 발견하지 못했던 것을 찾아내고 이를 산업화하는 부분에 대해 얘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문규 한라산생태문화연구소장도 “과거 도민들의 생활 속에서 말은 깊숙한 영향력이 있는 산업이었다”며 “전기차가 도민 생활과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산업으로 갈 수 있느냐가 지금의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차가 제주의 기반산업으로 발전해나갈 수 있도록 논의의 장을 통해 도민 공감대를 이루고 이를 정책적으로 구현해나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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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4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말과 제주와 미래산업' 세션에 참가한 패널들. ⓒ 제주의소리

김화경 제주국제대 호텔마이스경영학과 교수는 제주가 국내 말 산업 특구 1호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고 여기서 제주가 1인자가 될 보장이 없는 만큼 큰 노력이 필요하다”며 “말 산업이 융복합산업으로서의 가능성이 큰 만큼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플랫폼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광중 제주대 부총장(교육대학장)은 “전기차와 더불어 말이 달리는 시기가 왔으면 한다”며 “제주가 말 산업 특구라는 점을 고려해 관광, 승마와 연결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구체적으로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봉현 제주의소리 편집부국장은 ‘이동수단의 사회적 책임’을 화두로 던지면서 “환경친화적이고 지속가능한 모빌리티의 실현이 교통분야 최대의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며 “전기차를 교통수단이라는 패러다임으로 이해하면 안되고 생태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바람으로 달리는 전기차’라는 제주의 비전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전기차 성능에 대한 조건만을 얘기하는 단계가 아니라 본격적으로 시장을 키워야 할 시기”라며 “전기차가 환경친화적이고 지속가능한 인간의 삶의 일부분이 될 수 있도록 강력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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