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G_7738.JPG
▲ 미 해군 스테뎀함의 입항을 바라보는 고권일 강정마을 부회장.

이지스구축함 스테뎀함...강정마을회 입항 반대 피켓시위 "검은 연기 내뿜는 모습 위협적"

미국 해군 이지스구축함 스테뎀함(USS Stethem)이 제주해군기지(제주민군복합항)에 입항했다. 서귀포시 강정 주민들은 마을의 상징과도 같은 노란색 깃발을 들고 멀찍이서 착잡한 표정으로 그 광경을 지켜봤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한반도 배치로 군사적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25일 오전 9시15분쯤 군수적재와 승조원 휴식을 명분으로 스테뎀함이 제주해군기지에 들어섰다. 계류는 오전 9시55분쯤 마무리됐다. 

스테뎀함은 제주해군기지 준공 이후 입항한 첫 번째 외국함정으로 기록됐다. 

스테뎀함의 해군기지 입항 소식이 알려지자, 강정마을회는 성명을 내고 “미 해군 함정의 입항을 거부한다”며 반발했다. 

이날 스테뎀함의 입항으로 그동안 ‘제주해군기지는 미군이 사용하지 않는 우리나라의 기지’라는 해군의 주장은 무색하게 됐다. 

IMG_7734.JPG
▲ 강정 포구에서 제주해군기지로 입항하는 스테뎀함을 바라보는 주민들.
스테뎀함 입항 시간에 맞춰 강정포구에서 입항 반대 피켓 시위를 하던 마을 주민들과 평화활동가들의 표정은 어둡기만 했다.

이들 손에는 강정마을의 상징과도 같은 노란색 깃발이 들려있었다. 

“생명평화 강정마을”

또 몇몇 주민은 해군기지 정문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였다. 

고권일 강정마을 부회장은 멀리서 들어오는 스테뎀함을 바라보며 “우리나라 군함과 다르게 생겼다. 검은 연기를 내뿜는 모습이 위협적”이라며 혼잣말처럼 탄식했다. 

강정 주민들은 스테뎀함 입항에 반대해 이날 마을 곳곳에서 입항 거부 피케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스테뎀함은 알레이버크급 이지스구축함이다. 길이 153.8m에 너비 20.4m, 만재톤수가 8400톤에 이른다. 

최대속력 32노트에 340여명의 승조원이 탈 수 있다. 지난 17일부터 21일까지 동해상에서 진행된 한·미연합 해상전투단훈련에 참가한 뒤 이날 제주해군기지에 입항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