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월 추모·예술·탐방 등 4.3관련 행사 잇따라 개최

차가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다. 누군가 환한 햇빛과 바람을 마냥 반가워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69년 전 제주의 4월을 기억하기 때문일 것이다. 다시 찾아온 4월에 제주도 곳곳에서 4.3 추모 행사가 열린다. 예술, 탐방 등 다양한 방식으로 4.3의 의미와 흔적을 더듬어보자.

# 추모

4월 3일이 국가추념일로 지정된 지 3년이 됐다. 제69주년 4.3희생자 추념식은 올해도 변함없이 제주4.3평화공원에서 열린다. 행정자치부가 주최하고, 제주도가 주관하는 공식 행사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임기 내내 추념식을 찾지 않았고 지금은 파면된 신분으로 전락해버렸다. 덕분에 대통령 권한대행인 황교안 국무총리의 참석 여부가 화두로 떠오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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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66주년 4.3희생자 추념식 현장.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공식 추념식 이외에도 민간이 주관하는 추모 행사도 있다.  

제주4.3도민연대는 4월 1일(오전 10시) 제주시 신산공원에 위치한 방사탑에서 ‘4.3방사탑제’를 연다. 같은 날 같은 시간 관덕정 광장에서는 제주민예총은 찾아가는 현장 위령제 '해원상생굿'을 개최한다. 

2일(오전 10시) 도련1동 유족회를 시작으로 도내 각 지역에서 4.3희생자 위령제가 이어진다. 서울에서는 3일부터 5일까지 서울제주도민회가 주관하는 위령제가 탐라영재관에서 진행되고, 부산은 3일부터 4일까지 부산제주도민회관에서 열린다.

4.3의 역사는 현해탄 너머 일본에서도 남아있다. 22일(오후 5시 30분) 도쿄 닛포리 사니 홀에서는 제주도4.3사건을 생각하는 모임 도쿄가 추도모임 겸 강연·콘서트를 연다. 도민들이 가장 많이 모인 곳으로 알려진 오사카에서는 23일(오후 2시) 이쿠노 구민센터 홀에서 재일본 제주4.3사건 유족회와 오사카 제주도 4.3사건을 생각하는 모임 주관의 위령제가 있다.

# 예술

소설가 현기영의 《순이삼촌》, 화가 강요배의 <동백꽃 지다>, 근래 들어 영화감독 오멸의 <지슬>까지. 4.3의 벽을 무너뜨리고 진실을 알리는 중요한 역할은 예술이었다. 69주년을 맞은 올해도 예술은 그 역할을 다하기 위해 노력한다.

3월 31일 (사)한국작가회의 제주도지회는 3월 31일부터 5월 31일까지 4.3평화기념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4.3 69주년 추념 시화전을 진행한다. 매해 4.3 영령 앞에 시를 바친 작가들은, 올해 도내·외 작가들이 모여 추념시집 《사월 어깨너머 푸른 저녁》을 펴냈다.

4.3의 시발점이었던 제주시 관덕정은 올해 4.3을 추모하는 거대한 무대로 탈바꿈된다.

제주민예총은 1일부터 2일(오후 1시~5시)까지 관덕정 마당에서 ‘4.3예술의 터’라는 이름으로 각종 전시, 공연을 진행한다. 2일(오후 2시)은 연기, 음악, 시, 미술, 퍼포먼스 등을 융합한 역사맞이 거리굿 <순이삼촌-동백꽃지다>를 연다. 3일(오후 6시 30분~8시)에는 4.3평화음악회 <기억을 위한 연가>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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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역사맞이 거리굿 현장.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탐라미술인협회는 4월 3일부터 30일까지 한 달여 동안 4.3미술제 <회향>을 연다. 올해 4.3미술제는 특별히 제주도립미술관과 원도심(성내) 내 13개 공간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하는 방식이다. 

양정환 영화감독이 오로지 4.3만을 생각하며 만든 영화 <오사카에서 온 편지>는 2일(오후 1시, 2시 30분) 제주영화문화예술센터(메가박스 제주 6·7관)에서 상영된다. 양 감독이 고군분투하며 만든 이 영화는 4.3때문에 고향을 떠나 일본 오사카에 정착한 재일제주인 1세대들의 실화를 다룬 극·다큐멘터리 영화다.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제주4.3평화재단도 2일 오후 7시 제주아트센터에서 추념식 전야제를 성대하게 개최한다. 

이밖에 ▲4.3증언본풀이 마당(주최: 4.3연구소, 일시:3월 31일 오후 2시, 장소: 제주문예회관 소극장) ▲추모 공연-토크(기억공간 리본, 1일 오전 11시, 벨롱장) ▲4.3청소년이야기마당(4.3도민연대, 1일 오후 2시, 4.3평화기념관 대강당) ▲4.3 70주년 토론회-예술의 역할과 방향(제주민예총, 5월 10일 오후 3시, 미정)이 있다.

# 탐방

역사의 현장을 찾아가는 탐방은 4.3을 기억하는 더 없이 좋은 방법이다.

치유와 평화를 위한 그리스도인 모임은 1일(오전 9시) 관덕정부터 북촌마을까지 4.3올레길 걷기 행사를 진행한다. 제주민예총은 같은 날(오전 10시) 원도심 4.3유적지를 둘러보는 청소년 4.3역사문화탐방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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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5년 청소년 4.3역사문화탐방 현장.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4.3도민연대는 9일(오전 9시) 신산공원에서 시작해 4.3유적지를 찾아가는 4.3 역사순례를 진행하며, (사)한국작가회의 제주도지회도 15일(오전 9시~오후 4시)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리 일대를 찾아 4.3 69주년 추념 문학기행을 개최한다. 4.3연구소 역시 5월 13일(오전 9시) 4.3역사기행을 진행한다. 장소는 아직 미정이다.
 
자세한 행사 문의: 주관 단체, 제주도청 4.3지원과, 제주4.3평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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