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제주시민복지타운 행복주택 건설 갈등의 합리적 해법 / 건축사 선은수

‘아무리 나쁜 화해라도 좋은 판결보다는 낫다.’라는 격언이 있다. 이는 아마도 당사자 간의 대화와 타협을 통해 적정선의 합의를 도출해 내는 것이 서로에게 더 유익하고 사회적으로도 갈등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기에 더 납득이 가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사회에서나 상호간 이해관계 또는 첨예한 이견을 가지고 있는 정책에 대해 갈등과 혼란을 야기하는 경우를 우리는 때때로 경험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그로 인해 지역과 지역의 갈등, 집단과 집단의 갈등, 개인과 개인의 갈등으로 인한 많은 부작용과 사회적 비용이 그 사회에 얼마나 심각하게 작용하는 지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어쩌면 최근 법원 판결에서 ‘조정’ 이라는 방법으로 상호간의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으로서의 합의를 이끌어 냄으로서 긴 시간 의  법정다툼으로 인한 상호간의 불필요한 대립과 비용, 더욱이 다시는 되돌이킬 수 없는 상호관계를 ‘조정’이라는 방법을 통해 ‘대화와 타협’을 이끌어 내고자 하는 법원의 노력이 솔로몬의 지혜처럼 느껴지는 시기이다.

 최근 제주사회에서 뜨거운 화두는 아마도 시민복지타운 시청사 부지를 활용한 행복주택 건설을 발표하고 나서 벌어지고 있는 도정과 시민단체, 지역주민 상호 간에 첨예한 대립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일 것이다.

도정에서는 지난 10여년 간 시청사 부지활용과 관련해 다양한 방법이 제시되었으나, 공공목적 타당성 때문에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해왔다. 그 후 다양한 활용방안이 제시되었지만 당초 계획인 시청사 이전이 2011년 제주시가 청사이전 계획을 백지화함으로써 논란이 시작되었다고 본다. 또한 최근 제주시는 기존 시청사를 450억원을 들여 2021년까지 증축하는 계획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이로서 시민복지타운 시청사 부지의 활용방안에 대한 여러 가지 의견과 방법들이 제시되고 있다.

첫째는 제주도정은 주거복지 실현을 위한 정책으로 행복주택을 시민복지타운에 건설하는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그 이유로 제주지역 부동산 및 주택가격의 급격한 상승, 무주택 청년계층의 지속적 증가세, 과도한 주거비 부담으로 인한 청년 1인가구 주거불안정 현상 심화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행복주택(공공임대주택)을 건설함으로써 대학생,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등 무주택 청년계층의 주거안정을 목적으로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당초 1200세대를 공급한다는 계획이었으나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700세대로 축소되었고, 전체 부지의 30%는 행복주택, 나머지 공원(40%)과 공공시설(30%)을 조성하는 내용을 최종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행복주택 저층부는 공공 커뮤니티 시설을 배치해 공공기능을 극대화하고 주차장은 자하화함으로써 지상공간의 녹지화 및 편의시설을 조성하는 방안이다.

둘째는 시청사 부지를 관광객 1600만명 시대에 걸맞는 문화광장으로 활용하자는 제안이다. 시민복지타운 문화광장을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한번은 꼭 둘러볼 수밖에 없는 명소로 만들어 이곳에서 제주의 젊은이들이 일자리도 마련하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중심역할 광장이 되어야 한다는 것과 단순히 청년들이 잠만 자는 주거공간으로 활용하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주장이다.

셋째는 시민복지타운 주변 주민단체의 주장에 의하면 조성목적이 시청사와 지방정부 합동청사를 한곳에 집중해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고 쾌적한 도시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제주 시장이 시청사 재원과 도심 공용화 문제 등을 들어 이전불가방침을 결정하였고, 최근 제주도정이 일방적으로 공공임대주택을 건설하겠다는 것에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이런 결정과정에 절차적 문제 외에도 교통난, 교육환경문제 등을 들어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토지반환소송도 불사하겠다고 하고 있다.

이처럼 첨예한 이견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슬기롭게 갈등을 해결해야 할지 지혜가 필요한 상황이다. 여기서 우리는 서두에서 언급한 ‘조정’이라는 법률제도를 이 시점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어느 정도의 갈등은 오히려 개인이나 공동체를 자극해 사회발전의 원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갈등이 지나쳐 심각한 수준에 이르면 개인과 공동체 안에 균열이 생겨 사회의 안정을 위협하며 비생산적인 일에 힘을 소진케 해 결국은 파국의 늪으로 빠져들게 된다.

필자는 위의 세 가지 이견이 모두가 논리적인 주장을 하고 있고 제주의 미래에 희망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본다. 제주 도정은 도정 나름대로 시청사 부지의 적극적 활용을 통해 그 동안 거론되던 활용방안을 좀 더 공공성에 기인한 주거취약 청년계층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통해 주거복지정책을 펼치면서 동시에 공원과 공공시설을 적절하게 계획함으로써 결과적으로는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공공커뮤니티 복합시설공간으로 계획하고 있다는 것에 충분히 공감하고 최고의 건축가들의 아이디어를 통해 실행에 옮겨진다면 좋은 사례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보여진다.

또한, 문화광장을 조성해 상징적인 제주의 공간으로 만들어가자는 주장도 여러 세계적인 문화광장의 사례를 볼 때 장소성, 도시의 발전가능성 문화적 축의 확장성 등을 면밀히 검토한다면 참고할 만한 의견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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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축사 선은수.
그리고 지역주민의 주장 역시 그동안 행정이 보여준 일관되지 못한 정책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되었고 주민들이 주장하고 있는 교통문제, 교육환경문제 등을 신중하게 검토해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러한 주장들을 종합해 볼 때 상호간의 의견에 대해 대화와 타협을 통한 ‘조정’ 과정을 거친다면 시민복지타운 시청사부지 활용방안은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행복한 공간으로 계획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 건축사 선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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