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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시 도심권 중학교 분포 현황. 대부분의 학교가 중앙로를 따라 원도심~아라동에 몰려있다. 남자 중학교와 공학의 경우 원도심과 신제주, 삼화지구, 이도동 등지에 고루 분포하고 있지만, 여중은 그렇지 않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학교법인 "공립화 어렵다" 공문 발송...교육청은 "가능성 열어두겠다" 여지 둬

수년간 논의돼온 제주여자중학교 공립화·이설이 사실상 무산됐다. 

29일 <제주의소리> 취재 결과, 제주여중 학교법인 제주여자학원 측에서 최근 제주도교육청에 공립화를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그동안 도교육청과 재단 측은 다양한 가능성을 두고 논의를 해왔지만, 결국 의견 조율에 실패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제주여자학원 측은 “현재 입장에서는 제주여중을 공립화하지 않고, 지금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제주여자학원 측이 공립화 관련 공식적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교육청은 “제주여중 학교법인 측에서 공문을 보내온 것은 맞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의 판단이다. 앞으로도 제주여중 공립화·이설 가능성을 열어둘 것”이라고 여지를 뒀다. 

제주여중의 공립화 논의는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5년 7월1일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은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제주시내 중·고교 이전 재배치'를 선언하며 “이전까지 제주 학령인구는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변화가 컸지만, 앞으로는 인구유입과 학령인구 감소 분석을 통한 교육수요 장기 예측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올해 1월1일 기준 제주시 인구는 47만957명. 옛 제주시 서부권으로 분류되는 지역의 인구는 △노형동 5만3385명 △연동 4만2245명 △외도동 1만9831명 △이호동 3953명 △도두동 2939명 등 총 12만2354명이다. 

한림, 애월, 구좌, 조천, 한경, 추자, 우도 등 읍·면을 포함한 제주시 전체 인구의 약 26%를 차지할 만큼 교육수요가 많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신제주권 여중·고 신설과 이설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전국적인 학령인구 감소 추세 등으로 학교 신설은 쉽지않은 문제다. 

신설된다고 하더라도 교육부는 학생들의 정서적 안정성 등을 이유로 남녀공학 설치를 권장하고 있다.  

지난해 2월 개교 70주년을 맞은 제주여중 졸업식에서는 이 교육감의 참석 여부가 교육계 안팎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이 교육감이 학교법인 관계자들과 만나 제주여중 공립화에 대해 논의했고, 일이 뜻대로 될 경우 이 교육감이 제주여중 졸업식에 직접 참석한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2월12일 열린 제주여중 졸업식에 이 교육감이 불참하면서 제주여중 공립화 후 신제주권 이설은 사실상 물건너간 것으로 여겨졌다. 

이후 지난달 6일 이 교육감이 다시 제주여중 교직원들을 만나 공립화의 필요성과 앞으로의 추진 계획 등을 설명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제주여중 공립화가 재추진되는 듯 했지만, 이번에 오간 공문에 따라 당분간 공립화 추진은 어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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