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타르 제주국제연수센터 국제워크숍...‘인신매매’ 주제로 머리 맞대

▲ 유니타르 제주국제연수센터의 워크숍에 참석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관계자들. ⓒ 제주의소리

제주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의 국제적 의제를 논의하는 ‘지식공유의 허브’로 떠오르고 있다. 제주에서 머리를 맞댄 결과물이 개발도상국 발전의 씨앗이 될 전망이다.

UN 산하 훈련연구기구인 유니타르(UNITAR) 제주국제연수센터(CIFAL Jeju, 소장 마영삼)는 제주도, 발리 프로세스 지원 사무소(RSO)와 공동으로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아태지역 인신매매 피해여성의 인권강화’를 주제로 워크숍을 개최했다.

말레이시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태국, 방글라데시, 미얀마, 몰디브, 몽골 등 아태지역 11개국에서 인신매매 피해 담당 업무를 맡고 있는 공무원들과 NGO 관계자들이 모였다.

국제이주기구(IOM), 유엔난민기구(UNHCR) 등에서 초청된 6인의 전문가가 논의를 이끌었다.

인신매매라는 주제로 다양한 국가와 단체 소속 관계자들이 모여 해결방안을 모색한다는 점이 의미가 크다. 인신매매가 한 국가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니라 여러 국가가 연결돼 있는 만큼 이번 워크숍과 같은 다국적 논의의 장이 중요한 이유다.

▲ IOM에서 발리 프로세스 지원 사무소 대표를 맡고 있는 요한 론백(Johan Lonnback). ⓒ 제주의소리
IOM에서 발리 프로세스 지원 사무소 대표를 맡고 있는 요한 론백(Johan Lonnback)은 “동남아에서 수백만명이 인신매매 피해를 입고 있다”며 “암묵적으로 행해지기 때문에 다루는 게 힘들지만, 이번 워크숍을 통해 많은 국가에서 여러 사람이 모여서 이 문제 해결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배우고 나누고 네트워크를 쌓는다는 게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기회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네트워크를 쌓는다면 이것은 매우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다”며 “이번 워크숍에서의 협력은 우리에게 큰 의미로 다가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CIFAL JEJU의 열정과 경험, 자산들이 이런 워크숍을 할 수 있게 만든 것 같다”며 “앞으로도 인간안보, UN의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를 어떻게 함께 발전시킬 수 있을지 협력하고 의논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남아 국가들로서는 인신매매를 예방하고, 그 피해자들의 보호와 사회복귀와 관련된 로드맵을 세우는데 이번 워크숍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제주에서 머리를 맞댄 결과물이 국가전략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제주가 ‘평화의 섬’이자 ‘지식공유의 허브’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필리핀 반인신매매연대협의회 레지노 알프레드 아리(Regino Afred Ari) 선임은 “필리핀에서는 인신매매로 수십만명이 고통을 받고 있다”며 “인신매매에 대응하는 국가전략과 계획을 논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워크숍의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정말 분에 넘칠 정도로 좋은 경험이었다”며 “나 혼자만 인신매매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게 아니라 다른 국가에 다른 누군가도 나와 같은 고민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 필리핀 반인신매매연대협의회 레지노 알프레드 아리(Regino Afred Ari) 선임. ⓒ 제주의소리
그는 “이번 워크숍에서 알게 된 것을 검토해 국내에 한 번 시도해볼 생각”이라며 “필리핀으로 들어가 정책을 입안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유니타르 제주국제연수센터는 2010년 설립 이후 다양한 국제워크숍, 청년워크숍 등 연수프로그램을 이어오고 있다.

유니타르(UN Institute for Training and Research)는 UN이 1965년 설립한 훈련연구기구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고위 공무원과 지역지도자를 대상으로 교육훈련을 이어오고 있다.

개발도상국에 대한 지식공유와 적정기술 보급의 거점이자 제주의 녹색성장 모델을 세계 알리는 교두보다. 세계평화와 국제교류 중심도시를 추구하는 제주와 밀접한 지향점을 갖고 있다. 2010년 세계에서 11번째, 아시아에서는 3번째로 설립됐다. 제주평화연구원과 함께 국제평화재단 소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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