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4.3공원 참배→기자회견→유세 '강행군'‘정치풍향계’ 제주민심 집중공략

제19대 대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공식선거운동 둘째 날인 18일 ‘정치 풍향계’ 제주를 방문해 “제주를 평화·인권이 살아 있는 동북아의 환경수도로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문재인 후보(기호1번)는 이날 오전 10시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제주비전’ 기자회견을 갖고 제주지역 5대 핵심공약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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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9대 대선 공식선거운동 이틀째인 18일 제주를 방문,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제주미래비전' 제시 기자회견을 갖고 5대 핵심공약을 발표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제주의소리

문 후보의 이번 제주방문은 지난 6일 기상악화로 제주방문이 취소된 사정과 더불어 ‘제주 1등=청와대 주인’이라는 공식을 쓰며 한국정치의 바로미터로 떠오른 제주를 선거 초반 공략지로 선택한 데 따른 것이다.

기자회견에 앞서 문 후보는 오전 9시 4.3평화공원을 찾아 참배를 한 뒤 유족들과 면담을 갖고 “지난 69주년 4.3추념식에는 마지막 경선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그 자리에서 ‘대통령이 되면 70주년 추념식에는 대통령 자격으로 참석하겠다’고 약속드렸다”며 “정권교체를 이뤄 제3기 민주정부가 들어서면 4.3추념식에 대통령이 참석해서 국가적인 추념행사로 위상을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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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9대 대선 공식선거운동 이틀째인 18일 제주를 방문,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제주미래비전' 제시 기자회견을 갖고 5대 핵심공약을 발표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제주의소리
이날 기자회견에서 문 후보는 “자주 못 초자왕 미안허우다. 잘도 반갑수다.”('자주 못 찾아와서 미안하다. 많이 반갑습니다'라는 의미의 제주어)라는 말로 말문을 열었다.

문 후보는 “제주는 대한민국이 나아갈 방향을 품고 있다. 저는 제주에서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본다”며 “제주에는 아픔이 있다. 상처를 치유하면서 분열과 대결의 세월을 넘어 새로운 나라, 화해와 통합의 대한민국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는 제주공약 1호로 ‘제주의 아픔 치유’를 내세웠다. 70년 가까이 한(恨)의 삶을 살아온 제주4.3사건과 10년째 눈물을 흐리고 있는 강정 제주해군기지를 염두에 둔 공약이다.

문 후보는 4.3과 관련해 “ 김대중 노무현 정부가 국가의 도리를 시작했지만 이명박 박근혜 정부 9년 동안 완전히 멈췄다”면서 “4.3의 완전한 해결은 민주정부만이 할 수 있다.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에 필요한 입법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배·보상은 완전한 명예회복을 위한 조치”라며 4.3사건 피해자들에 대한 개별 배·보상을 약속했다.

강정 해군기지와 관련해서는 “해군이 제기한 구상금 소송 철회 및 반대투쟁 과정에서 ‘전과자’ 딱지를 안게 된 주민 등에 대한 사면복권 추진, 공동체 회복사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제주를 명실상부한 특별자치도로 만들겠다고도 했다.

문 후보는 “제주특별자치도 출범으로 국가사무는 넘어왔는데 예산이 없다면 반쪽 자치에 불과하다”며 “자치분권 시범도로 만들기 위해 제주특별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국세이양, 면세특례 제도 확대를 약속했다.

특히 “풀뿌리 자치 실현을 위해 시장직선제가 됐든 기초자치단체 부활이 됐든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특례 규정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제주를 동북아 환경수도로 키우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문 후보는 “제주의 자연은 세계가 인정할 정도다. 한라산을 중심으로 한 곶자왈, 오름 등은 귀중한 생태자원”이라며 △국립공원 대상 확대 △송전철탑 및 송배전선로 지중화 △하논 분화구 복원 △전기차 특구 지정 등을 약속했다.

1차 산업 경쟁력 강화와 관련해서는 “감귤은 제주를 먹여 살릴 지속가능한 생명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며 △감귤원 실태조사 △감귤 신품종 보급 △식품가공단지 조성 △밭작물 해상운송물류비 지원을 공약했다.

제주의 접근성을 강화하기 위해 신항만 완공시기를 앞당기고, 제주 제2공항은 절차적 투명성 확보 및 주민들과의 상생을 전제로 ‘조기개항’ 지원을 약속했다.

공군이 제2공항과 연계해 추진하려는 남부탐색구조부대(공군기지) 창설과 관련해서는 “저 자신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다. 앞으로 사실 관계를 파악해 잘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기재부가 실시한 ‘제주 제2공항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오름 10개를 깎아야 하는 내용이 있다는 사실을 아느냐는 질문에는 “제주 제2공항에 대해서는 정부가 전폭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면서도 “다만, 전제가 있다면 제주도와 도민들 사이에, 공항 예정지 주민들 사이에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주특별자치도의 헌법적 지위 부여와 관련해서는 “저는 평소 헌법 개정과 관련해 지방분권, 거의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헌법에 이러한 가능성을 열어두는 근거조항을 만들어두면 제주특별법에도 다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문 후보는 곧바로 제주시 동문로터리로 이동해 집중유세를 갖고 나라다운 나라의 청사진과 제주의 비전을 도민들에게 알릴 계획이다. 유세가 끝나는대로 전주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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