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도-의회에 “증산 부결-증산 시도 항구적 차단” 촉구

최근 한진그룹이 먹는샘물용 제주 지하수 증산을 위한 5번째 시도에 나선 가운데 제주 시민사회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거듭되는 증산 시도를 원천 차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19일 성명을 내고 이번 증산 신청을 당국이 거부하는 것은 물론 한진그룹의 먹는샘물 사업 철수 방안까지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대회의는 “한진그룹은 기내에 공급하는 먹는샘물이 모자라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제주도개발공사의 먹는샘물(삼다수)을 기내에 공급하면 될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한진그룹이 작년 증산 부결에 따라 내려진 ‘그룹사와 일반판매량을 줄여 항공수요를 충족하라’는 주문사항을 이행하지 않은 것을 두고 “한진은 그룹사에 조달물량을 줄이지 않는 이유로 노사협상(임단협)사항을 내세웠는데, 이는 노동자 탓을 하는 것”이라며 “한진그룹의 사익추구 욕구가 드러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연대회의는 한진그룹의 거듭된 증산 시도를 두고 ‘안하무인’이라고 꼬집으면서 제주도와 도의회가 이를 방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대회의는 “지하수 공공적 관리와 이용의 핵심주체인 제주도는 한진그룹의 지하수 증량신청에 제대로 된 대응을 시도조차 하지 않고 있고, 지하수심의위원회는 의례적으로 지하수 증량신청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지하수 증량요구를 받아들일 법적 근거가 불명확 함에도 어떠한 법리적 판단이나 검토 없이 대기업의 사익을 대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주도의회를 향해서는 “일부 도의원들과 환경도시위원회에서는 수차례 노골적으로 한진그룹의 지하수 증산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한 바 있다”며 “도의회가 고수해 온 지하수 공수화 개념을 스스로 철회할 수 있음을 내비쳐 온 것”이라고 꼬집었다.

연대회의는 “최근 대한항공이 국내 다른 항공사와 달리 요금인상을 하지 않기로 결정해 지하수 증산을 위한 도내 여론의 사전 정지작업에 성공했다고 판단한다면 큰 오산”이라며 “운임 인상의 시발점은 대한항공 그룹 진에어였다”고 요금 동결의 속내를 의심했다.

그러면서 “제주도는 지하수가 유일한 식수원이고, 지하수가 곧 생명수”라며 “한진그룹은 이런 모든 상황을 무시한 채 도민의 생명수에 대한 탐욕을 거두지 않고 있고, 제주도와 제주도의회 역시 몰염치한 행태를 바로 잡기는 커녕 외면하고 동조하려는 모습까지 보여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대회의는 “지하수관리위원회는 한진그룹의 지하수 증산 요청을 부결시키고, 제주도와 제주도의회는 한진그룹의 지하수 증산시도를 항구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법리검토와 제도개선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더 나아가 “차후 이런 논란을 종식시키기 위해 한진그룹의 먹는샘물 사업철수를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진그룹 계열사인 한국공항(주)은 지난 달 31일 증가하는 항공승객 수요 총족을 위해 먹는샘물 ‘제주퓨어워터’ 제조용 지하수 취수허가량을 현재의 1일 100톤에서 150톤으로 변경(증량)하는 ‘지하수개발·이용 변경허가’를 제주도에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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