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지하수심의위, 격론 끝에 100→150톤 증산 '심의 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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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 지하수심의위원회가 20일 제주도청 제2별관 회의실에 열렸다. 심의에 앞서 시민단체는 한진 지하수 증산에 반대하는 피켓시위를 벌였다.
한진그룹의 먹는샘물용 제주 지하수 취수허가량 증산이 또 무산됐다. 결국 4전5기는 일어나지 않았다.   

제주도 지하수심의위원회는 20일 오후 도청 제2별관 2층 자유실에서 한진그룹이 요청한 지하수 취수량 증산(월 3000톤→4500톤)에 대해 심의했다. 

이날 심의에는 현영진 위원장을 포함해 심의위원 10명 중 8명이 참석했다.

한진그룹의 취수허가량 증산 도전은 이번이 5번째다.

한진그룹 계열사인 한국공항(주)은 지난 3월31일, 증가하는 항공승객 수요 총족을 위해 먹는샘물 ‘제주퓨어워터’ 제조용 지하수 취수허가량을 현재의 1일 100톤에서 150톤으로 변경(증량)하는 ‘지하수개발·이용 변경허가’를 제주도에 신청했다.

이번 1일 50톤 증량 신청은 증가하고 있는 항공승객에 대한 서비스 향상 목적이라는 게 한국공항(주)측 설명이다.

이번 지하수 증량 시도는 5번째다. 가장 최근이 지난해 5월이다. 하루 취수량을 100톤에서 200톤(월 3000톤→6000톤)으로 증량을 신청했지만, 제주도 지하수심의위원회 심의에서 ‘부결’됐다. 심의위원 10명 중 9명이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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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 지하수심의위원회가 20일 제주도청 제2별관 회의실에 열렸다. 심의에 앞서 시민단체는 한진 지하수 증산에 반대하는 피켓시위를 벌였다.
이보다 더 앞서 지난 2013년에는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에서 1일 120톤의 취수량을 동의해줬지만, 당시 박희수 의장이 직권으로 본회의 상정을 보류하면서 무산됐다.

한국공항 임종도 상무는 "1996년 이후 지하수 취수허가량이 하루 100톤으로 (유지돼) 모자란 상태"라며 "지난해에도 항공사에서 승객 증가를 이유로 추가 공급을 요청했지만 여력이 없어서 공급을 못했다. 늘어나는 항공 수요에 대처하기 위해 이번에 50톤을 증량 요청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날 지하수심의위원회는 2시간30분 동안 한국공항 지하수 취수허가량 증산 여부를 놓고 격론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는 표결이 아닌 만장일치로 결정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됐지만, 심의위원 일부가 반대의견을 제시하면서 '심의유보'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심의에 앞서 제주지역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제주도청 앞에서 '한진 지하수 증산 반대' 피켓시위를 벌였다.

한진그룹 측은 이 모습을 사진과 영상으로 촬영해 경찰에 "불법시위를 하고 있다"고 신고하는 등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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