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에 주황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프로축구 제주유나이티드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에 진출해 우리나라 축구 자존심을 세울 수 있을까. 

제주Utd는 오는 9일 오후 7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일본 감바 오사카(승점 4점)와 ACL 조별예선 H조 마지막 6번째 경기를 갖는다. 

중국 장쑤 쑤닝(승점 12점), 호주 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승점 5점)와 한 조를 이루고 있는 제주Utd는 현재 2승 1무 2패 승점 7점으로 조 2위를 달리고 있다. 

이번 시즌 ACL에 진출한 K리그 팀은 제주Utd를 비롯해 수원, 서울, 울산 등 4팀이다. 이중 서울과 울산은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제주Utd와 수원이 K리그의 자존심으로 남아있는 상황. 

각 조 2위까지 주어지는 16강 진출 티켓을 거머쥐기 위해서는 제주Utd는 꼭 이겨야 한다. 혹여 승점 1점에 그치거나 승점을 챙기지 못할 경우 복잡한 경우의 수에 빠진다. 

제주Utd가 속한 H조의 경우 장쑤가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상태에서 제주Utd와 애들레이드가 경쟁하는 구도다. 

▲ K리그 자존심을 세워야 하는 제주Utd 선수들. 제주유나이티드 사진 제공.
제주Utd가 마지막 경기에서 감바를 잡으면 애들레이드-장쑤 전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16강 진출이 확정된다. 

또 애들레이드가 장쑤와 비기거나 지면 제주Utd는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16강 진출권을 따내지만, 애들레이드가 승리를 거두면 상황은 복잡해진다. 

만약 제주Utd가 비기고, 애들레이드가 승리하게 되면 승점은 동률이 된다. 

이 경우 제주Utd는 조별리그에서 애들레이드에 1무1패를 기록중이라 승자승 원칙으로 16강 진출이 좌절된다. 제주Utd가 지고, 애들레이드가 이겼을 경우에도 제주Utd는 16강 진출이 무산된다. 

결국 제주Utd가 복잡한 경우의 수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감바에 승리를 거둬 K리그의 자존심을 세워야 한다. 

수원도 승점 8점으로 G조 2위를 달리고 있지만, 조 1위 중국 광저우(승점 9점)와 마지막 혈전을 앞두고 있다. 또 일본 가와사키(승점 7점)가 조 3위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가와사키는 G조 최약체 홍콩 이스턴SC(승점 1점)와의 경기를 앞두고 있어 사실상 수원은 반드시 광저우를 이겨야 한다.  

최근 제주Utd는 물오른 경기력을 선보이며, K리그를 주황색으로 물들이고 있다. 

올해 K리그가 시작될 때 전북 현대의 1강 체제를 위협할 수 있는 팀이 없다는 것이 각계각층 전문가들의 중론이었다. 

전북은 최정상급 외국인 선수 에두와 마졸라, 로페즈, 에델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 선수도 K리그의 정통 스트라이커 이동국을 비롯해 김신욱, 김보경, 이승기, 이재성, 이용, 박원재, 최철순, 김진수 등 대부분이 국가대표 급 실력을 자랑한다. 

이같은 선수층을 확보한 전북이 리그 2위, 제주Utd가 선두다. 

K리그 10R까지 마무리된 시점에 두 팀의 승점은 20점으로 같지만, 제주Utd가 다득점 원칙에 따라 선두를 지키고 있다. 

제주Utd의 상승세는 화끈한 공격력에서 나온다고 할 수 있다. 최근 4경기에서 무려 13골을 몰아쳤다. 지난 3일 K리그 최강 화력으로 주목받았던 제주Utd와 전북의 경기는 생각보다 싱겁게 끝났다. 제주Utd의 4대0 대승.

제주Utd는 몇 명만 득점하는 것이 아니라 공격에 가담한 대부분의 선수들이 공격 포인트를 올리고 있어 ‘감귤타카(짧은 패스를 위주로 경기를 풀어가는 경기 전술 ‘티키타카’를 제주의 상징 감귤에 빗댄 말)’가 절정에 달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제주Utd는 K리그 준우승에 힘입어 당당히 ACL에 진출했지만, 조별예선 탈락의 고비를 마셨던 6년 전 아픈 기억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날을 갈고 있다. 

제주의 자존심 제주Utd가 ACL 16강 진출을 확정지어 K리그 자존심까지 세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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